증권 증권일반

이달 들어 유가 30%대 급등…'AI 투자 확대'에도 증시 부담 가중

서민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AI 인프라 확대 움직임 속 과잉투자 우려도
유가 급등에 금리상승 압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음에도 AI 과잉투자론이 고개를 들면서, 반도체주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증시 하방 압력을 더하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06.27(5.72%) 내린 6690.62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7.59%), SK하이닉스(-8.34%) 등이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최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AI 설비투자(CAPEX·캐펙스) 투자를 확대한다고 발표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견조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반면 투자 과잉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오는 분위기다.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인해 현금이 줄어드는 상황에 AI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다.

실제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지만,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상황이다. AI 등 대규모 투자로 인해 2·4분기 FCF는 58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알파벳의 FCF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4년 상장 후 처음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AI 인프라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를 줄일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결국 AI 투자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요도 견조하게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FCF가 마이너스로 돌아선다고 해도 곧바로 투자를 멈출지는 의문"이라며 "과거 아마존과 메타가 적자를 감수한 장기투자, 과감한 인프라 확장 등을 버티며 지금의 승자를 만들었고, 현재 설비투자를 멈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고객 수요가 공급능력을 넘어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AI 투자 피크아웃과 반도체 고점론을 뒷받침할 실제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도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7.04% 오른 100.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전 거래일 대비 6.17% 상승한 92.19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브렌트유는 38.03%, WTI는 32.65% 급등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주식시장은 AI 설비투자 우려, 중국산 테크의 위협 등에 집중해왔지만, 이제는 유가 상승이 변수로 다시 떠오른 모습"이라며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주식 시장에 대한 보수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불안과 이로 인한 유가와 금리 상승은 부담이나,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을 재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한다"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안정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mail protected]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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