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중국 배터리·전기차 물량 잇단 확보…유럽·중앙아 물류망 넓힌다
[파이낸셜뉴스]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배터리 및 전기차 제조기업의 글로벌 물류를 잇달아 수주하며 비계열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의 유럽 현지 생산 확대와 신흥국 수출 증가에 맞춰 해상·철도·육상 운송을 결합한 통합 물류 서비스를 앞세운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중국 배터리 선도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운송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화남 지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헝가리,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완성차 제조공장으로 해상운송하는 것이 골자다. 전기차 배터리는 운송 과정에서 온도와 충격, 안전 규정 등을 정밀하게 관리해야 하는 화물이다. 단순 선박 운항뿐 아니라 선적 전 보관과 통관, 현지 내륙운송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포워딩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배터리 공급망 물류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주요 전기차 제조기업의 동유럽 공장으로 향하는 자동차 반조립 부품(KD) 및 프레스공장 설비 운송계약도 확보했다. 중국 화동 지역 출하지에서 물량을 수급해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까지 해상운송한 뒤, 트럭을 통해 현지 생산공장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중국 공장에서 유럽 생산기지까지 전 과정을 맡는 '엔드투엔드(End-to-End)' 물류 서비스다. 화주 입장에서는 운송 구간별 업체를 따로 선정하는 대신 단일 물류사업자와 협업할 수 있어 공급망 관리의 복잡성을 줄일 수 있다. 공장 설비와 KD 부품은 생산 일정과 직결되는 만큼 정시 운송 능력도 중요하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완성차 제조기업의 중앙아시아향 물량도 맡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된 완성차를 인수한 뒤 창고에서 품질을 점검하고, 차량을 분해·포장해 컨테이너에 적재한다. 이후 중국횡단철도(TCR)를 통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운송한다. 완성차를 컨테이너에 적재해 철도로 보내는 방식은 목적지의 항만 인프라와 현지 운송 환경, 차량 판매 전략 등을 고려한 물류 모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차량 운송뿐 아니라 검수·보관·분해·포장까지 수행하면서 부가가치 물류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상운송 물량 증가세도 뚜렷하다.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운반선(PCTC)으로 운송한 중국발 완성차 물량은 2023년 약 26만대에서 2025년 약 51만대로 늘었다. 3년간 증가율은 약 93%다. 중국발 남미향 노선 등을 중심으로 중국 완성차 제조기업과의 협력 범위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운반선 사업은 대규모 선대 운용과 안정적인 항로 확보가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운반선뿐 아니라 컨테이너 포워딩, 철도, 트럭 등 운송 수단을 조합해 고객별 물류 조건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정 운송 수단에 의존하지 않고 복합운송 체계를 구축한 점이 비계열 수주 확대의 기반이라는 평가다.
중국의 건설장비 및 산업기계 수출 수요도 현대글로비스가 주목하는 분야다. 회사는 최근 하이앤드헤비(High & Heavy) 화물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건설장비·상용차·산업기계처럼 크기와 중량이 큰 화물은 일반 컨테이너 운송보다 선적 계획과 하역, 고정 작업에 전문성이 요구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3월 중국 상하이 월드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월드 브레이크벌크 엑스포(WBX) 2026'에 참가해 해운사업 역량을 알렸다. 회사는 자동차운반선과 벌크선 등을 포함해 120척 이상의 선대를 운용하고 있다. 전시회에서는 중국 화주를 대상으로 대형 장비 화물과 완성차, 부품의 글로벌 운송 역량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의 중국 공략은 비계열 고객 비중을 높이려는 중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24년 6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계열 물량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면서도 비계열 고객을 확대해 2030년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중국 기업은 완성차와 배터리, 설비, 산업장비 등 다양한 품목을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어 물류사업자에는 새로운 성장 기회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국 내 출발지 물류와 국제 해상·철도 운송, 현지 내륙운송을 연결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화주사와의 계약 규정상 상세 물량이나 운임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운송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 물량 수주를 지속하고, 전 세계 모빌리티 관련 기업과의 물류 협력 관계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