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장윤기 사건' 쪼개기 수사 진실공방…수사 방해냐 관행이냐, 쟁점은?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찰 수뇌부 분리 수사 배경 정조준
일선 병합 요청 거부…수사 방해 여부 규명
'남양주 사건' 여파인가 소극 대응 논란 커져
'위법성 논란' 수사로 규명… 신중론도 공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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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장윤기 사건'의 부실 수사 의혹을 파헤치는 수사당국의 칼끝이 경찰 수뇌부로 향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가 살인 사건과 성범죄 사건을 분리 수사하도록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 탓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수사 병합을 막아 실제 수사를 방해했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와 증거 인멸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경찰청 국수본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지휘 라인 전반에 대한 경위 파악에 나섰다.

이를 두고 국수본이 분리 수사를 지시한 경위와 의도를 밝히는 일이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는 송치 기한 내 한꺼번에 송치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고(故) 이채원양 살해 사건과 이틀 전 발생한 베트남 여성 스토킹·성폭행 사건을 각각 따로 조사하도록 조치했다. 살인 사건은 광산경찰서 형사과가, 성폭력 사건은 여성청소년과가 수사하되, 살인 사건 수사 서류에 성폭행 관련 수사 기록을 첨부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이러한 지휘부의 판단을 두고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성폭력과 스토킹 범죄는 피해자 인권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여성청소년과가 수사를 전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피해자 보호가 목적이라면 강력팀과 여성청소년과 수사관을 함께 배치하는 합동수사팀을 꾸릴 수도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선 현장의 유연한 대응을 막는 지휘부의 경직된 수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분리 수사가 초동 수사에 미친 영향도 쟁점이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선 병합 수사 건의가 무산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성범죄 이력이 살인의 성적 동기를 규명할 결정적 단서였던 만큼, 처음부터 두 사건을 묶어 수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장윤기는 수사 초기부터 성범죄 목적을 부인하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열린 2차 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 증거를 확인한 뒤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일반 살인 혐의는 형량의 하한선이 5년이지만, 강간 목적 살인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처벌한다. 형량을 낮추기 위해 결정적 증거가 나올 때까지 혐의를 고의로 부인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경찰 안팎에선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으로 부실 대응 논란이 비등했던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스토킹·성범죄 이력이 있는 장윤기가 또다시 살인을 저지르자, 경찰 수뇌부가 두 사건의 연관성을 파헤치는 과정 자체에 큰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은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에서 김훈(44)이 사실혼 관계였던 20대 여성을 스토킹한 끝에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질책으로 부실 대응이 확인된 경찰관 16명이 징계위원회에 부쳐지는 등 파장이 컸다.

사건 처리 과정의 정당성 여부는 수사 결과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혐의가 성립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현재로선 분리 수사 지시 자체의 위법성을 단정하기는 이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사건의 실체를 숨기거나 부실하게 처리하는 행위는 결국 수사 지연을 낳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피해자에게 돌아간다"며 "엄정한 진상 규명과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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