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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 전쟁' 영화 현실로? 압류 와인 판매한 세관 공무원들[종합]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와인 379병 더미보틀로 바꿔치기 시도
檢 "압수물 처분·특사경 지휘 필요 사례"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제1차장검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실에서 압수된 밀수 와인을 바꿔치기하는 대가로 현금을 수수·요구하고 포상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세관 공무원 구속 기소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제1차장검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실에서 압수된 밀수 와인을 바꿔치기하는 대가로 현금을 수수·요구하고 포상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세관 공무원 구속 기소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압수된 고가 와인을 진열용 가짜병(더미보틀)으로 바꿔치기해 빼돌리려던 세관 공무원들이 검사의 압수물 환부(압수대상자에게 돌려주는 것) 지휘로 범행에 실패한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압수물 처분 권한과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박향철 부장검사 직무대리)는 전 서울세관 조사정보과 정보팀장 A씨(49)와 총괄기획팀장 B씨(52)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뇌물 등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2023년 8월 와인업계 종사자 C씨에게 밀수품으로 압수된 와인을 폐기 전에 가짜병으로 바꿔치기해 판매할 수 있다며 검사와 세관 창고장 로비 자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12월에는 남은 와인의 바꿔치기와 고액의 밀수 신고 포상금 수령을 도와주겠다며 4000만원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대상으로 삼은 와인은 모두 379병이었다. 기록상 이들 와인을 유통했을 때 기대한 이익은 약 5억원이었고, 가장 비싼 와인은 한 병에 3600만원 상당이었다. 와인은 개봉해 성분을 검사하면 상품 가치가 사라져 공매 대신 폐기되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검찰은 봤다.

다만 압수물 처분 과정에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수사 과정에서 와인 밀수업자가 구매 영수증을 제시하면서 379병 중 363병과 관련한 밀수 범행의 공소시효 7년이 이미 지난 사실이 확인됐다. 검사는 해당 와인을 압수 대상자에게 돌려주라고 지휘했고, 바꿔치기할 수 있는 와인은 16병만 남았다.

예상 수익이 크게 줄자 A씨와 B씨는 포상금심사위원회 간사였던 B씨의 지위를 내세워 C씨에게 거액의 신고 포상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고 남은 16병도 빼돌려주겠다며 4000만원을 더 요구했다. C씨가 이를 경찰에 제보하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4000만원은 실제로 건네지지 않았다.

검찰은 범행 적발 과정에서 특사경 수사지휘와 압수물 처분 권한이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검사의 수사지휘로 인해 (와인을) 환부하게 되면서 범행 계획이 무산돼 사건화 될 수 있던 사안"이라며 "검사의 압수물 처분에 관한 권한과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이 존재했기 때문에 본건 범행이 밝혀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는 10월 2일 시행 예정인 공소청법에는 검사의 특사경에 대한 지휘·감독권한이 삭제되고, 발의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압수물 처분의 주체를 검사가 아닌 사경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두고 "향후 이번 사건과 같은 부패 범죄가 언제든 발생하거나 암장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검찰은 특사경 사건 전건송치만으로는 이번 사안과 같은 문제를 모두 걸러내기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전건송치는 경찰 수사가 마무리된 뒤에 사건 전체를 살펴보는 수단이지만, 이번 범행은 압수물 처분을 지휘하는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외에 검찰은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에 두 차례 보완수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3000만원 수수 부분에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하도록 법리를 보완하고, 영장 청구 전 피의자 면담에서 새롭게 제기된 변소를 탄핵할 증거를 추가로 확보하도록 요구했다. 이후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한편 A씨는 별도의 '키 성장 영양제' 관세포탈 사건에서 동료 세관 공무원의 제보를 자신의 여동생이 한 것처럼 허위 자료를 작성해 포상금 7500만원을 받아낸 혐의도 받는다. 해당 포상금은 이후 반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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