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고소당하자 아내, 딸, 손주...가족사진 잘라 보냈다[사건실화]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폭행·협박 고소 뒤 "두고 보자" 문자 전송
임시조치 어기고 닷새간 전화 105회·문자 62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형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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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가족사진은 가위로 잘려 있었다. 아내와 딸, 손주가 함께 찍힌 사진은 조각난 채 휴대전화 화면에 담겼고, 그 사진은 곧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됐다.

사진을 보낸 사람은 당시 피해자의 남편이던 A씨였다. 두 사람은 사건 당시 법률상 혼인관계였지만 사건 이후 이혼했다.

사건에 앞서 이들 사이엔 고소와 신고가 이어졌다. 피해자 B씨(57·여)는 지난해 5월 A씨를 폭행·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B씨가 첫째 딸 C씨의 집으로 피신하자, A씨는 C씨가 거처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C씨에게도 전화를 걸어 협박했다. C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법원은 A씨에게 C씨 주거지 접근을 금지하는 임시조치를 내렸다.

A씨는 지난해 6월 늦은 밤 B씨와 C씨, C씨의 딸, B씨의 둘째 딸이 함께 찍힌 사진을 가위로 잘라 조각냈다. 이후 이를 촬영해 B씨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협박성 문자는 이어졌다. A씨는 같은 달 18일부터 19일까지 B씨에게 욕설과 함께 "두고 보자", "벌금 나오면 내면 되고 구속하면 살다가 나오면 되지"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이 수사를 받게 된 상황을 언급하며 "조사받으면 무슨 결과가 나오겠지", "그냥 않겠다"는 취지로도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자신의 형사사건 수사와 관련해 고소 등 수사단서를 제공한 데 대한 보복 목적으로 B씨를 협박했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법원의 임시조치 결정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해 6월 20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으로부터 같은 해 8월 19일까지 B씨 등에게 100m 이내 접근하지 말고, 전화나 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하지 말라는 결정을 받았다.

담당 경찰관이 이튿날 A씨에게 해당 내용을 고지했지만, A씨는 연락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6월 24일부터 29일까지 B씨에게 문자메시지 62회를 보내고 전화 105회를 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임시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서부지방법원 전경.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서부지방법원 전경.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최정인 부장판사)는 지난 5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가정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보복협박 범죄의 죄책이 무겁다고 봤다. 피해자 개인의 법익을 침해할 뿐 아니라 고소나 신고를 위축시켜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방해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A씨가 배우자였던 B씨를 여러 차례 협박했고, 임시조치 결정을 받은 뒤에도 전화와 문자를 보내 결정을 이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또 B씨가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B씨가 A씨에 대한 선처를 탄원한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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