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매월 모니터링 한다지만… 현장은 '이주비·전월세난' 이중고 [정비사업의 명과 암 中]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 서울시 이주 대란 대책은
시, 25개구 월별 이주 물량 파악
인가시기 조정해 이주 수요 분산
대형 사업장 전월세 영향 검토도
"시 대책, 실효성 떨어져" 지적
추진 속도보단 근본 해결책 필요
'전월세·이주비 대출' 숨통 터줘야

매월 모니터링 한다지만… 현장은 '이주비·전월세난' 이중고 [정비사업의 명과 암 中]

정비사업으로 이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서울시가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정책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전월세 매물 감소와 빠른 재개발·재건축 추진이 맞물리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이주민들에게 전가되는 모양새다.

■모니터링부터 인가 시기 조정까지

27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현재 △월별 이주 수요 모니터링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이주 계획 선 확보 △이주 수요 몰릴 시 인가 시기 조정 등의 방식으로 급증하는 이주 물량에 대응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하는 일은 사업장별 모니터링이다. 서울시는 매월 25개 자치구로부터 월별 정비사업 이주 수요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어느 자치구에 이주 물량이 어느 정도 몰리는지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00가구 이상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이주 전 조합으로부터 계획을 확보한다. 서울시 부동산정책팀 관계자는 "해당 자치구와 인접 자치구까지의 공급량과 멸실량을 고려해 정비사업 이주가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서울 내 2000가구 이상 이주가 예정된 단지는 동작구 '노량진1'(3897가구), 서대문구 '북아현2'(2862가구), 양천구 '신정4'(2127가구) 등을 포함해 18곳이다.

이주 수요 분산도 유도한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반포 지역 이주 대란이 있었을 당시 단지별 인가 시기를 조정해 시차를 뒀다. 당시 서울 서초구에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3주구 등 3600가구가 넘는 이주 물량이 단기간 몰리기도 했다.

■실효성은 '글쎄'..."실질적인 도움 필요"

다만 현장에서는 정책의 실효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주를 마쳤거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 내 복수 정비사업 조합원들에 따르면 이주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모니터링보다 '전월세 공급' '대출' 등 실질적인 도움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이주비 대출이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2월 이주비 대출을 지원해주겠다고 했지만 일부 조합원에게 지원 사실을 번복하며 한 차례 잡음을 내기도 했다.

올해 정비사업 이주를 마친 조합원 A씨는 "정비사업 사업지는 원주민이 많은 곳, 투자자가 많은 곳 등 크게 2가지로 나뉜다"며 "후자의 경우 문제가 덜하지만 전자의 경우 이주 완료까지 더 긴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어 "단돈 30만원이 없어서 자진 이주 기간 이후까지 이사를 못하는 사람도 있다"며 "빠른 정비사업 추진도 좋지만, 피해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주 대란이 서울시 혼자 책임질 일은 아니다. 최근 부동산 대토론회 이후 완화 움직임을 보이긴 했지만, 지난해 '6·27 대책'과 '10·15 대책'에서 대출 규제를 크게 강화한 주체는 정부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다주택자 조이기·대출 규제에 따른 전월세 매물 감소와 서울시의 급속 정비사업 기조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비사업 관계자는 "(이주 대란이) 개선되지 않으면 당장 2028년부터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서울시-국토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정비사업 #이주물량 #이주비 #전월세난 #대출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