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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변호인 지정 실무상 한계... 나홀로 첫 조사 받는 피해자들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우려
정보 접근권 제한 문제도 부각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평균 3만8000여건에 달하는 피해자 국선변호 제도도 정작 초동 수사 단계에서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폭력·아동학대 사건처럼 피해자의 첫 진술이 사건의 향방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당수는 국선변호인의 도움 없이 경찰 1차 조사를 받는 점이 한계로 나타났다.

27일 파이낸셜뉴스가 법무부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피해자 국선변호 지원은 총 19만869건으로 연평균 3만8174건에 달했다. 성폭력 사건이 연평균 2만4821건(65%), 아동학대 사건이 1만2290건(3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문제는 제도 취지와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국선변호인이 경찰 첫 조사 전에 선임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검사의 국선변호사 선정 등에 관한 규칙'은 검사나 경찰이 조사 전에 피해자에게 국선변호사 신청 가능 여부를 알려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조사 당일이나 조사 이후에야 국선변호인이 선정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법률구조공단 서울서부지부의 마태영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는 "맡은 사건 중 절반 이상이 경찰 조사가 끝난 뒤 국선변호인으로 선정됐다"며 "성범죄처럼 피해자 진술이 핵심 증거인 사건은 첫 조사에서 빠진 내용이 나중에 보완되더라도 신빙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초기 조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지희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실질적인 조력은 대부분 두 번째 조사부터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상당수 사건이 한 번의 조사로 끝난다"며 "가장 중요한 첫 조사에 국선변호인이 참여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진술은 성범죄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인데 조사가 끝난 뒤 변호인이 선임되면 의견서를 제출해도 이를 되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자 국선변호인의 정보 접근권이 제한된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피해자 측은 수사기록 열람이 제한되고, 수사기관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나 휴대전화 포렌식 등 핵심 증거와 수사 진행 상황도 충분히 공유받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 측은 검찰의 중간 개입마저 사라지면 의견을 말할 창구가 사라지는 걸 우려한다. 안 변호사는 "수사 지휘권이 없어진 뒤에는 피해자나 피해자 변호인이 수사관에게 일일이 '압수수색 했느냐' 물어보며 괴롭힐 수밖에 없었다"며 "최소한 피해자가 수사가 안 된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증거 손실이 없도록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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