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한돈 너무 비싸서"..이베리코의 공습..4년 만에 돼지고기 수입 1위 유력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스페인산 돼지고기 3~7월 수입액 미국산 제쳐
한돈 삼겹살에 반값…스페인산으로 쏠린 소비자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삼겹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삼겹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3년간 1~7월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액
(달러)
2024년 2025년 2026년
2억5584만 2억9286만 3억8694만
(식품의약품안전처)

[파이낸셜뉴스]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수입산 돼지고기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특히, 가성비를 앞세운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미국산을 제치고 4년 만에 수입산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산 삼겹살은 국내산 대비 가격이 절반 수준이면서도 스페인 정부의 엄격한 품질 관리를 거치는 이베리코 품종을 앞세워 프리미엄 대우를 받는게 요인으로 분석된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3~7월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액은 2억9749만달러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액(2억8680만달러)을 추월했다. 돼지고기 수입액에서 미국산 비중은 2023년 29.5%, 2024년 32.7%, 지난해 30.1%를 기록하며 30%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반면,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 비중은 같은 기간 16.4%, 20.8%, 25.8%로 급증하더니 올해 3월부터 미국산을 넘어선 것이다.

통상 국산 돼지고기는 구이용 삼겹살로 많이 소비되는 반면, 미국산 돼지고기는 전지와 목살 위주로 수입돼 단체 급식 및 찌개용 고기에 주로 쓰인다. 또한 햄, 소시지 등을 만드는 가공육 시장에서도 수요가 상당하다. 미국 현지에서 베이컨용으로 삼겹살 수요가 높아, 남는 목살과 앞다리살을 한국에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인산 돼지고기는 주로 구이용 삼겹살로 수입된다. 그동안 국내산 삼겹살 가격이 저렴할 때는 스페인산 수요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국내산 삼겹살 가격이 100g당 2880원까지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수입산 삼겹살 가격은 1550원으로 국내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에 더해 스페인산은 이베리코 품종을 무기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베리코 돼지고기는 스페인 정부 차원에서 사육 방식과 혈통을 엄격히 관리한다. 일반적인 사육 방식과 달리 넓은 방목장에서 길러지며, 참나무 도토리를 먹고 자라 지방이 부드럽게 녹아내리고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통상 6개월 만에 도축하는 다른 국가의 사육 방식과 달리 14개월 이상 충분히 키워내는 것도 차별점이다.

특히 일정한 규격대로만 썰어 수출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스페인은 바이어가 원하는 지방 비율, 두께, 포장 방식, 운송 조건 등을 맞춤형으로 공급해 수입 업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산지에서 국내 매장으로 이어지는 콜드체인(저온 유통) 관리 수준이 고도화되면서 최종 소비자가 체감하는 품질이 크게 개선된 것도 한몫했다.
국내 와인 문화 대중화도 영향을 미쳤다. 와인에 곁들이기 좋은 스페인 전통 돼지 뒷다리 절임 '하몽(Jamón)'의 인기가 높아져 전체적인 스페인산 돼지고기 수입 증가를 이끌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페인산 돈육 비축을 전략적으로 확대해 국내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대응하고 있다"며 "통상 2~3개월 정도 비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장바구니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스페인산 돼지고기 비축량을 6~7개월 분량까지 늘렸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하몽 #돼지고기 #소고기 #삼겹살 #물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