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FOMC 앞두고 BIS 경고…"AI가 경제 신호 왜곡, 금리 판단 어려워져"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국제결제은행(BIS)의 경고가 나왔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물가를 자극하는 동시에 생산성 향상으로 물가를 낮출 가능성도 공존하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긴축 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8일(현지시간) 월간 보고서를 통해 "AI 붐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활용하는 경제 신호를 흐리게 만들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오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BIS는 AI가 투자와 무역, 자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이제는 "실시간으로 세계 경제 전망을 바꿀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와 IT 제조시설 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0.8%까지 확대됐다. AI 투자 확대와 증시 상승이 맞물리면서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소비를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BIS는 분석했다.

반면 AI는 생산성을 높여 기업의 비용을 낮추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도 낼 수 있다. AI 확산으로 일자리 감소 우려가 커질 경우 소비가 둔화되고 임금 상승 압력이 약해지면서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어느 효과가 먼저, 얼마나 강하게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BIS는 현재의 높은 경제성장률이 AI 투자 붐과 증시 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자산효과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의 시작인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생산성 향상에 따른 물가 안정 효과는 훨씬 천천히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BIS는 중앙은행이 생산성 개선 효과를 과대평가하거나 실제 수요 증가를 과소평가할 경우 금리를 지나치게 낮게 유지해 인플레이션을 키우는 정책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경고는 연준 내부 논쟁과도 맞닿아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AI가 미국 경제의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도 금리 인하가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일부 연준 위원들은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관련 수요가 당장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연준가 가장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여전히 목표치의 두 배를 웃돌고 있어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어떻게 보여줄지가 이번 FOMC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AI가 중앙은행의 고민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필립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최근 AI가 노동자를 대체할지, 생산성을 높일지, 전력 공급이 AI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AI 산업이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유지될지 등을 모두 불확실성으로 지목했다.

사진은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진=뉴시스
사진은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인공지능 #투자 #중앙은행 #통화정책 #인플레이션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