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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버텼지만..구마모토 강진에 반도체 공급망 '비상'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혼다·도쿄일렉트론 가동 중단…TSMC는 안전 점검 후 정상화
물류·유통까지 차질…공급망 불확실성 커져

지난 28일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야쓰시로에 있는 일본제지 공장의 굴뚝이 무너져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지난 28일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야쓰시로에 있는 일본제지 공장의 굴뚝이 무너져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현에서 지난 28일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제조업 공급망에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일본 공장은 큰 피해 없이 정상 가동을 재개했지만 도쿄일렉트론과 혼다 등 주요 기업들은 생산을 중단하고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제지공장에서는 굴뚝 붕괴 사고까지 발생해 인명 피해도 이어졌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TSMC 일본 생산법인 JASM은 구마모토 기쿠요마치 공장에서 지진 직후 직원들을 모두 옥외로 대피시킨 뒤 구조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직원들이 공장으로 복귀했으며 현재까지 건물이나 생산설비의 중대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은 구마모토현 고시시와 오즈마치 생산거동의 가동을 이날 하루 중단하고 설비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큰 시설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쓰비시전기는 고시시와 기쿠치시에 있는 파워반도체 공장의 피해 여부를 확인 중이며 소니그룹의 반도체 생산거점과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구마모토시·니시키마치 공장도 설비와 생산 차질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와 전자기기 등 광범위한 산업으로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구마모토현에는 TSMC를 중심으로 반도체 제조와 소재·장비 기업이 집중돼 있어 일본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온 '실리콘 아일랜드'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자동차 업계도 생산 차질이 잇따랐다.

혼다는 이륜차 등을 생산하는 구마모토제작소의 가동을 이날 저녁까지 중단했다. 지진 당시 자동 작동한 스프링클러로 일부 공장에 누수와 침수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큰 시설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업체 아스테모는 우키시에 있는 자회사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직원 여러 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여진이 계속돼 공장 내부 안전 점검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생산 재개 시점도 미정이다.

도요타자동차는 후쿠오카현 내 3개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가 이날부터 재가동할 예정이다. 다이하쓰도 오이타·후쿠오카 공장의 야간 생산을 중단하고 설비를 점검했다. 브리지스톤 역시 구마모토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으며 안전 확인 후 재개할 방침이다. 야마하발동기는 야쓰시로 공장에서 액상화 피해가 확인돼 이날까지 생산을 중단했다.

산업시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일본제지 야쓰시로공장에서는 굴뚝이 붕괴하면서 작업자 11명이 고립됐다. 이 가운데 2명은 구조됐지만 심정지 상태이며 나머지 9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직원 안전을 확인한 뒤 설비 점검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연간 약 30만t의 인쇄용지와 신문용지를 생산하는 거점이다.

식품과 주류업계도 생산을 멈췄다. 고이케야는 규슈 아소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기린홀딩스 계열 메르샹은 야쓰시로공장에서 소주 등 증류주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물류와 유통망도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우편은 구마모토현 전역의 유팩 접수를 중단했고 야마토운수와 사가와익스프레스도 현 전역의 집하와 배송을 중단했다.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등 편의점 일부 점포와 스키야, 하마스시, 쿠라스시 등 외식업체도 정전과 시설 피해로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추가 설비 점검과 생산 차질 여부를 당분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는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업체가 밀집한 구마모토 지역 특성상 생산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전자기기와 자동차 공급망 전반으로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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