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예쁜 사람이 사장님 옆에"…법원 "성희롱 인정, 감봉 1개월 정당"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부하 직원에게 "예쁜 사람이 사장님 옆에 앉으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상급자가 성희롱 혐의로 받은 감봉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A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징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모 재단법인 예술단 소속 무용단 기획실장인 A씨는 점심 식사 자리에서 부하 직원 B씨에게 "예쁜 사람이 사장님 옆에 앉아야 할 텐데"라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 이에 B씨는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고, A씨는 감봉 1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예쁘다'는 표현은 그 자체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며, 성적 의도나 외모 평가의 맥락에서 한 말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직원들이 어디에 앉을지 몰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이를 풀어보려고 자기비하성 발언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지만, 지방노동위원회는 해당 발언만으로도 감봉 1개월 처분이 타당성을 잃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A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낸 재심 신청마저 기각되자 지난해 9월 행정소송을 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직속상관인 점을 고려하면 해당 발언을 단순 칭찬이나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직원은 자기 외모를 이유로 사장 옆에 앉으라는 직접적 지시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발언은 피해자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대상화하는 것으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의 발언이 단순히 특정 자리에 앉으라는 의미를 넘어 일종의 접대 요소를 포함하는 내용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발언은 직장 내 성희롱으로 충분히 인정되고, 징계 양정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성희롱 #감봉 #부하직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