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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프레이저 조선소가 美 조선 재건의 거점이 되도록 지원"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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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미국에 '조선소 짓는 법' 전수…K조선 수출 외연 넓힌다

HD한국조선해양 김형관 대표, 프레이저 인더스트리 패트릭 켈리 대표(왼쪽부터)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HD한국조선해양 김형관 대표, 프레이저 인더스트리 패트릭 켈리 대표(왼쪽부터)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HD현대가 선박 건조를 넘어 조선소 설계와 디지털 생산체계까지 패키지로 수출한다. 미국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 손잡고 현지 조선소 현대화에 나서면서 미국 조선업 재건의 핵심 파트너로 보폭을 넓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조선소 현대화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와 신종계 기술자문, 패트릭 켈리 프레이저 인더스트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력은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3월 정관에 '디지털 엔지니어링·매뉴팩처링 플랫폼 개발 및 공급업'을 추가한 뒤 추진하는 첫 조선소 종합 솔루션 사업이다. 선박을 건조해 인도하는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생산기술과 운영체계를 공급하는 고부가 서비스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의미가 있다.

양사는 △조선소 생산성 진단 △야드·공장 배치 설계 △로봇 및 자동화 설비 도입 △원가·공정·품질 최적화 △인공지능(AI)·데이터 기반 디지털 솔루션 적용 △공급망 확충 △기술인력 양성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소 설계·건설 경험과 생산관리 시스템, 데이터 관리 기법을 묶은 패키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 설비 공급과 달리 조선소 구축부터 운영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구조다. 조선소의 물리적 설비뿐 아니라 생산 표준과 공정관리 체계를 함께 이전하기 때문에 향후 컨설팅, 플랫폼 사용, 유지·보수 등으로 수익원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연내 '조선소 현대화 컨설팅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첫 적용 대상은 미국 위스콘신주 슈피리어호 연안의 프레이저 조선소다. 이를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실증 모델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김형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조선소 설계부터 운영까지 필요한 노하우를 제공해 프레이저 조선소가 미국 조선산업 재건의 거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며 "향후 다양한 영역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미국 조선업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이저 조선소는 1888년 설립된 오대호 지역의 대표 조선·수리 거점이다. 60에이커 규모 부지에 드라이도크 2기와 의장·계류 시설을 갖췄다. 수로·철도·고속도로가 연결돼 있다. 대형 오대호 선박의 수리·유지보수는 물론 상업·정부용 선박 건조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조선업이 안고 있는 생산성·인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의 세계 상선 건조 비중은 약 0.2%에 불과하다. 미 정부와 산업계는 낡은 시설, 분절된 공급망, 숙련인력 부족을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HD현대의 스마트 조선소 기술은 이 같은 병목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설계와 구매, 생산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하고 공정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 재작업과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로봇 용접과 자동 물류, 디지털 트윈을 연계할 경우 작업자의 숙련도 차이에 따른 생산 편차도 완화할 수 있다.

HD현대는 지멘스와도 AI 기반 디지털 조선소 및 인력양성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멘스 엑셀러레이터를 디지털 기반으로 활용해 설계부터 건조, 운항까지 이어지는 데이터 흐름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프레이저 조선소가 이 기술을 실제 미국 야드에 적용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대호의 전략적 가치도 크다. 오대호·세인트로렌스 수로의 해상 화물과 선박 활동은 연간 360억달러 규모의 경제활동을 창출한다. 미국 내 관련 일자리만 약 14만7000개에 이른다. 철광석과 곡물, 석탄 등 핵심 원자재가 이동하는 내륙 산업 공급망의 동맥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도 전통적인 해안 조선소 밖으로 산업 기반을 넓히는 '해양 번영 지대'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해 4월 미국 해양산업과 인력을 재건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미 의회에서는 오대호를 해양 번영 지대에 포함해 조선·수리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프레이저 조선소는 이미 핀칸티에리 마린그룹, 돈존 마린과 '포스 코스트 조선 동맹'을 구성했다. 세 회사는 미 해안경비대의 국토안보 경쇄빙선 사업을 비롯한 신규 건조 프로그램 수주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ref:21,23]. 미 해안경비대도 노후 선박을 대체할 중형 쇄빙선 11척 도입을 계획하고 있어 현대화된 생산설비의 활용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HD현대가 다른 미국 조선소로 솔루션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프레이저 조선소를 표준 모델로 구축한 뒤 조선소별 규모와 건조 선종에 맞춰 자동화·디지털 패키지를 이식하는 방식이다. 선박 공동건조, 기자재 공급망 구축, 인력양성 등 기존 미국 협력 사업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HD현대는 미시간대·서울대와 미국 조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미국 HII 및 키위트 오프쇼어 서비스와 상선·함정 분야 협력을 확대해 왔다. 프레이저와의 협약이 생산 현장 현대화를 맡는다면 기존 파트너십은 설계·건조·교육을 보완하는 구조다.

패트릭 켈리 프레이저 인더스트리 대표는 "조선소 운영 전반에 선진 기법을 도입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HD현대와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양사 협력은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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