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별 경험자 2명 중 1명 폭력 피해…여성 10명 중 3명 스토킹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30일 김성철 성평등가족부 안전인권정책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평등부 제공.
30일 김성철 성평등가족부 안전인권정책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평등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혼·별거·동거 종료를 경험한 사람 2명 중 1명은 배우자·파트너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10명 중 3명은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를 겪는 등 친밀관계 폭력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성평등가족부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혼·별거·동거 종료 경험자의 50%는 이별 전후 배우자·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배우자·파트너에게 평생 폭력을 경험한 비율(14.4%)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특히 여성 피해가 두드러졌다. 여성의 이별 폭력 경험률은 59.6%로 2022년(54.5%)보다 증가한 반면, 남성은 47.4%에서 40%로 감소했다.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 역시 여성에게 집중됐다. 여성의 29.1%, 남성의 18.9%가 스토킹 피해를 경험했으며, 여성의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 피해율은 26.8%, 기술매개형 스토킹 피해율은 13.7%로 모두 남성보다 높았다.

전체 배우자·파트너 폭력 피해는 다소 감소했다. 지난 1년간 배우자·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 이상을 경험한 비율은 5.9%로 2022년(7.6%)보다 1.7%포인트 낮아졌다. 여성은 7.6%, 남성은 4.1%였다.

폭력 유형별로는 경제적 폭력은 0.4%에서 0.6%로 소폭 증가한 반면, 신체적 폭력(1.2→1.1%), 성적 폭력(2.3→1.0%), 정서적 폭력(5.7→4.9%)은 모두 감소했다.

폭력 피해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향도 확인됐다. 지난 1년간 배우자·파트너 폭력 피해자 가운데 2가지 이상 폭력을 동시에 경험한 비율은 여성 22.8%, 남성 15.5%였다. 특히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 여성의 38.2%는 신체·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과 통제, 스토킹 등 6개 이상의 폭력 유형을 중첩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이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폭력 발생 당시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없다'는 응답은 68.5%로 2022년(53.3%)보다 15.2%포인트 증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36.3%),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4.0%),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해서'(31.4%) 등이 꼽혔다.

폭력 피해자의 80.9%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었다. 도움을 요청한 경우에도 이웃이나 친구(10.7%), 가족이나 친척(10.1%) 등 주변인에게 의존하는 비율이 높았다.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 인식은 일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 응답은 20.5%에서 23.2%로 증가했고, '왜 피해자가 폭력을 행사하는 배우자 곁을 떠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41.2%에서 43.8%로 늘었다. 이웃의 부부간 폭력을 신고하겠다는 응답은 33.3%에서 27.6%로 감소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조사 결과를 반영해 스토킹 잠정조치 기간 연장, 고위험 피해자 대상 민간경호 및 지능형 CCTV 확대, 지배·통제 행위 처벌 규정 마련, 피해자 주거지원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는 이별 폭력 등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 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복합적인지를 보여준다"며 "예방부터 사후 보호까지 전 과정에 걸쳐 피해자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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