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휴대폰 잘 팔렸지만…'칩플레이션'에 발목 잡힌 DX부문 [삼성 2분기 역대급 실적]
8천억 영업손실… 매출은 6% ↑
원가 반도체 비중 40~50% 달해
로봇·AI 대전환 등으로 대응 나서
삼성전자에서 가전과 휴대폰 사업부를 핵심으로 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지난 2021년 12월 현재의 부문 구조 출범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8000억원 손실)를 냈다.
적자의 최대 원인으로는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급등)이 지목됐다. 반도체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에 전례 없는 실적을 안긴 반면, 다른 반쪽인 DX부문은 적자로 내몬 것이다. 종합전자기업인 '삼성전자의 역설'이다. 실적 조기 반등과 함께 DX의 새로운 간판이 될 만한 신사업 확보가 삼성전자 DX부문장인 노태문 사장(사진)이 돌파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4분기에 MX사업부(휴대폰)는 창사 이래 첫 적자(7000억원 영업손실)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3·4분기와 4·4분기 연속 적자를 냈던 VD사업부(TV 등)와 DA사업부(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는 이번 2·4분기에 다시 한번 적자(1000억원 손실)를 냈다. 3개 사업부 합산(DX부문) 2·4분기 영업손실은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영업 적자에도 DX부문의 매출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지난 1~6월 DX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00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MX사업부와 VD·DA사업부 모두 앞서 3개 연도(2023~2025년) 동기 대비 매출이 확대됐다.
DX부문 내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억울한 표정'이다. 기술개발이나 판매는 잘했는데, 반도체 가격 부담이 너무 컸다는 것이다. 휴대폰의 경우 전체 원가에서 반도체 비중이 40~50%나 된다.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조차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처럼 칩플레이션 충격을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4·4분기 40~50% 급등한 데 이어 올해 1·4분기에 추가로 40~50% 상승했다.
문제는 TV 및 생활가전 수요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정체국면에 놓였다는 점, 무엇보다 당분간 칩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으로 DX부문의 실적 조기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업부별 활로 모색과 더불어 DX의 새 간판이 될 만한 신성장 사업을 조기에 확보하느냐가 최대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추진과 함께 인공지능(AI) 대전환, 프리미엄 제품 확대, 구독 등 서비스 다각화 등을 지목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고지능 다목적 휴머노이드 사업을 확장시킬 것"이라며 "경북 구미에 로봇 시험 생산(파일럿)라인과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고, 해외 스타트업과의 협력 및 인수·합병(M&A)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고대역폭 저전력 메모리와 이미지센서,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역량을 아우르는 차세대 로봇 반도체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X뿐만 아니라 DS의 반도체 역량까지 총동원해 로봇 기술을 내재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TV사업의 경우, 월간 이용자 1억명을 돌파한 '삼성 TV 플러스'를 초대형 플랫폼으로 육성해가는 한편, '삼성 게이밍 허브'나 광고 서비스, OS 라이선싱 사업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DA사업부는 냉난방 공조(HVAC)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및 대형 산업시설을 겨냥한 중앙공조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조은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