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E등급 노후교량 4곳에 재난특교세 21억 지원
합동점검 결과 57곳 안전조치 필요
발주·설계·시공 단계별 안전기준 강화
[파이낸셜뉴스] 전국 노후교량을 대상으로 정부 합동점검을 벌인 결과, 안전조치가 필요하지만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교량이 57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붕괴 위험이 큰 E등급 교량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21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교량 철거와 보강 과정에서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주부터 시공까지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 재발 방지 대책의 하나로 전국 공공 교량 가운데 안전등급 D·E등급을 받은 노후교량을 대상으로 정부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점검 대상에는 국토교통부 시설물 통합정보시스템에 지난 5월 기준 D·E등급으로 등록된 교량 115곳이 포함됐다. 합동점검 과정에서 D·E등급으로 변경되거나 중대 결함이 확인된 교량 2곳과 올해 집중안전점검에서 위험하다고 판단된 교량 4곳도 점검 대상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25곳은 철거나 보강 등의 조치가 이미 완료됐다.
합동점검은 행안부와 국토부, 지방정부, 국토안전관리원, 민간 토목구조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10일까지 진행됐다.
점검 결과 E등급 교량 4곳과 D등급 교량 53곳 등 총 57곳은 안전조치가 필요하지만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E등급은 주요 부재에 심각한 결함이 발생해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하거나 개축해야 하는 단계다.
정부는 우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E등급 위험 교량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21억원을 지원한다. D등급 교량에 대해서도 지방정부와 협의해 보강과 철거 등에 필요한 재정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는 노후교량의 철거·신설·보강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 단계별 안전관리 기준도 강화한다. 발주 단계에서는 교량 철거 등 유사 공사 경험이 있는 시공사가 선정될 수 있도록 시공 실적 평가를 강화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해당 공사를 '설계안전성 검토' 대상으로 지정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확인하도록 한다.
시공 단계에서는 안전관리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전문 구조기술사의 안전성 확인을 거친 뒤 작업하도록 할 방침이다. 공사 중 구조물에서 균열이나 변형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충분한 시간 동안 구조물의 변화를 관찰하도록 했다. 안전 여부를 확인할 때는 작업자가 현장에 직접 진입하기보다 드론과 폐쇄회로(CC)TV 등 첨단 장비를 우선 활용한다.
행안부와 국토부, 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서소문 고가 재발방지대책 전담팀'은 울산 화력발전소와 서소문 고가 붕괴사고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해체공사 전반의 안전관리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위험에 방치돼 있던 교량을 신속히 지원하겠다"며 "서소문 고가 사고의 교훈을 바탕으로 노후 구조물 철거공사 전반의 안전관리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