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폐지·공소 기각' 국회 통과..野 "거부권 행사해야"
24시간 필리버스터 끝 형소법 통과
'경찰 부실수사-공소기각 확대' 논란 남아
野 반발하며 이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 촉구
'패스트트랙 단축' 상정, 8월 국회 처리 예정
[파이낸셜뉴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범여권은 "검찰 권력을 헌법과 국민의 통제 아래 두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한 반면, 국민의힘은 피해자들의 권리가 훼손될 것이라 우려하며 "소시오패스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범여권 의원들 주도로 처리됐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토론)으로 맞섰지만 범여권은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24시간 만에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했다. 재석의원 178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민주당에서는 곽상언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했고, 이소영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이번에 통과된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권의 숙원인 수사권·기소권 분리의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로써 공소청 검사의 사법경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게 됐다.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사법경찰관은 최대 2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이행해야 한다. 만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담당 수사관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거나, 다른 수사기관을 보완수사 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
여권은 피해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대안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검사가 사건 관계인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피해자에게 수사 기록 열람·복사 청구권을 부여했고, 고발인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은 후속 입법으로 '7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가정폭력·아동학대·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에 대한 전건 송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8월 임시국회에서 각 법안을 개정해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심사 과정에서 추가된 '공소기각 사유 확대'도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추가된 조항이다. 범여권이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공소제기'에 대해 법원이 공소기각을 할 수 있도록 명문화한 것이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에 대한 공소기각을 위한 조항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법안 통과 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70년 넘게 검찰 중심이었던 형사사법 체계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체계로 새로, 또 바로 선다"며 "후속 법령과 제도 정비까지 빈틈없이 챙겨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안정적으로 출범하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8월 3일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변화하는 것들과, 후속 조치에 대해 상세히 보고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피해자들의 권리가 축소되고, 이재명 대통령의 '죄 지우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누가봐도 재판 중지 상황에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맞춤 입법"이라며 "'이재명 탈옥법'이라는 오명을 받기 싫으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라. 국민의힘은 헌법소원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법안 통과 직전 "국민 대다수를 억울하게 하고 피해를 주는 정책을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밀어붙이는 정부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직을 걸고 이재명 대통령에 거부권을 행사 해야 한다고 말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곧바로 "국회의 입법 과정과 최종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 8월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법안을 공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여권은 패스트트랙(국회법상 신속처리안건 지정) 심사 기간을 최대 33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상임위 소관 법안도 강하게 드라이브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첫 주자로는 원내정책수석부대표인 김미애 의원이 나섰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한마디로 정의하면 국회 거수기법이고, 국회를 더 빨리 손 들고 말 잘 듣는 기계로 만들겠다는 독재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7월 임시국회는 31일 종료되는 만큼 오후 11시 59분 필리버스터는 강제 종료될 예정이다.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 국회법 개정안을 표결하게 된다. 국회법 개정안 역시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 문턱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