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145억원 중 138억원 제주로… 전국 첫 '난방 전기화' 2460가구 보급
LPG·등유 보일러를 공기열 히트펌프로 교체 정부 예산 95% 제주 배정… 연말까지 보급 영평동 단독주택서 국내 1호 가구 현판식 1호 가구 최근 3년 연료비 연 254만~275만원 공공주택·호텔로 확대해 건물 탄소 감축 추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등유와 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주택 난방을 고효율 공기열 히트펌프로 바꾸는 정부 지원사업이 제주에서 처음 가동됐다. 올해 전국 사업비 145억원 가운데 95%인 138억원이 제주에 배정돼 연말까지 도내 2460가구의 난방설비 전환이 추진된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7월 31일 제주시 영평동 단독주택에서 '난방 전기화 지원사업' 국내 1호 설치 가구 현판식을 열었다.
난방 전기화는 등유와 LPG 등 화석연료를 태우는 보일러를 전기로 구동하는 고효율 공기열 히트펌프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건물 난방과 온수 공급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가계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목적이 있다.
히트펌프는 외부 공기에서 열을 끌어와 실내 난방과 급탕에 사용하는 설비다. 투입한 전기를 그대로 열로 바꾸는 전기보일러와 달리 주변의 열을 옮기는 방식이어서 높은 에너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제주에 집중된 정부 지원 규모도 눈에 띈다. 정부가 올해 난방 전기화에 투입하는 국비 145억원 가운데 138억원이 제주에 배정됐다. 제주도는 연말까지 2460가구에 히트펌프를 보급할 계획이다.
1호 가구는 제주도가 행정절차와 설치·운영 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 7월 먼저 보급한 3가구 가운데 선정됐다. 현판식에는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 한국환경산업기술원·한국전력공사·한국전기안전공사·한국에너지공단·LG전자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해당 주택은 5명이 거주하는 55평 규모의 단독주택으로 기존에는 LPG 보일러를 사용했다. 도에 따르면 연간 연료비는 2023년 267만3970원, 2024년 254만460원, 2025년 274만5610원이었다. 이번에 설치된 설비는 16㎾급 공기열 히트펌프와 300L 급탕용 축열조다. 주택에는 6㎾ 규모의 태양광 설비도 갖춰져 있다.
정부는 히트펌프 이용자가 주택용 누진제와 시간대별로 요금이 달라지는 계시별 요금제, 일반용 요금제 가운데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공기에서 얻는 열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기 위한 제도 정비도 마쳤다.
위성곤 지사는 히트펌프를 주택과 농업 분야의 냉난방 탄소 감축 수단으로 확대하고 관련 산업도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노후 호텔이 밀집한 중문관광단지의 에너지 성능을 개선해 재생에너지 100%를 지향하는 관광단지로 전환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제주개발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에도 히트펌프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에너지 절감과 탄소배출 감축 성과가 도민과 기업의 경제적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탄소포인트와 탄소크레딧 제도도 연계할 방침이다.
위성곤 지사는 "국내 첫 난방 전기화 사업을 계기로 제주를 기후경제수도로 만들겠다"며 "주택과 관광시설, 공공주택으로 히트펌프 보급을 넓혀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호현 차관은 "전기요금 선택권 확대와 공기열의 재생에너지 인정에 필요한 제도를 정비했다"며 "내년 예산을 늘려 제주에서 시작한 난방 전기화를 전국으로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현판식 이후 참석자들은 제주시 도남동의 냉난방 일체형 히트펌프 실증 현장도 살폈다. 해당 설비는 난방과 냉방, 온수 공급을 하나의 장치로 처리하고 냉방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재활용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제주도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품 유형별 주택 적용 가능성과 에너지 효율을 검증해 건물 부문의 히트펌프 보급 기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