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은 왜 41.6도까지 치솟았나…산 넘은 북서풍, 분지에 열 가뒀다
나흘 연속 지역 최고기온 경신…1일 41.6도
고기압·강한 햇볕에 '지형적 푄 현상'까지
7월 일사량 평년보다 36% 많아…밤에도 열 누적
[파이낸셜뉴스] 경남 양산이 나흘 연속 지역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며 41.6도까지 치솟은 데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반도를 덮은 고기압과 강한 햇볕이 영남 전역을 달군 가운데, 산을 넘으며 뜨거워진 북서풍이 양산 분지에 모였다. 장마철 적은 비로 메마른 토양과 밤사이 식지 않은 열기도 더위를 키웠다.
2일 부산지방기상청이 발표한 '경남 내륙 중심 폭염 원인 분석'에 따르면 양산의 낮 최고기온은 지난달 28일 39.0도에서 29일 40.3도로 올랐다. 30일에도 40.3도를 기록한 뒤 31일 41.4도, 이달 1일에는 41.6도까지 치솟았다.
양산은 지난달 29일부터 나흘 연속 지역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30일 기온은 전날과 같은 40.3도였지만, 기상기록은 값이 같으면 최근 기록을 상위에 두는 원칙이 적용됐다.
경남지역에는 지난7월 20일부터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양산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는 같은 달 25일부터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폭염의 바탕에는 한반도 상층과 중·하층에 자리 잡은 고기압이 있다. 중·하층에서는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에서 정체하며 세력을 키웠다. 상층에서는 장마가 끝난 뒤 티베트고기압이 확장했다.
고기압 안에서는 공기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압축돼 뜨거워진다. 구름도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 태양고도가 높은 한여름에 맑은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강한 햇볕이 경남 내륙을 연일 달궜다.
여기에 양산의 지형이 더해졌다. 양산은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양산관측소의 해발고도는 6m에 불과하지만 주변에는 가지산 1240.9m, 신불산 1159.3m, 천성산 920.1m, 금정산 801.5m, 매봉산 775m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북쪽과 북서쪽 지형의 경사가 가파르다.
7월25일 이후에는 북서풍이 계속 불었다. 북서쪽 산을 넘어온 공기는 양산 쪽으로 내려오면서 압축돼 온도가 오르고 습도는 낮아졌다. 이른바 '지형적 푄 현상'이다.
뜨거워진 공기는 양산 분지에 모였다. 기상청이 7월30일부터 1일까지 일 최고 기온이 관측된 시점의 바람을 분석한 결과, 양산 주변에서는 지상 바람이 한 곳으로 모이는 현상이 계속 나타났다. 산을 넘은 뜨거운 공기가 분지에 쌓이면서 열이 빠져나가기 어려워진 것이다.
밤에도 열기가 충분히 식지 않았다. 7월25일부터 이달 1일까지 양산관측소의 기온을 보면 아침 최저기온이 점차 높아졌다. 전날 쌓인 열이 밤사이 남으면서 다음 날 기온이 더 높은 수준에서 출발했다.
장마철에 비가 적게 내린 것도 영향을 줬다. 양산의 지난 7월 일사량은 582.49MJ/㎡로, 평년 428.7MJ/㎡보다 153.79MJ/㎡ 많았다. 평년보다 약 36% 많은 햇볕이 지면에 쏟아진 셈이다.
부산지방기상청은 고기압 정체와 맑은 날씨로 경남 내륙의 가열이 계속된 가운데, 서풍 계열의 바람과 양산의 분지 지형이 겹쳐 열이 빠르게 쌓인 것으로 분석했다. 메마른 토양과 높아진 아침 기온까지 더해지면서 양산의 최고기온 기록이 나흘 연속 바뀌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양산은 산을 넘어온 서풍 계열의 바람과 분지 지형이 맞물려 열이 빠르게 쌓였고, 메마른 토양과 높아진 아침 기온까지 더해져 최고기온 기록이 연이어 경신됐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