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VLCC로 향후 30년 미래 책임진다
SK해운 VLCC 10척 인수는 '장기계약시장' 입장권
2050년대 중반까지 이익 기반
[파이낸셜뉴스] 팬오션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앞세워 향후 30년의 이익 기반을 짜고 있다. 당장의 수익보다 2050년대 중반까지 이어질 장기운송계약 시장에 올라타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SK해운으로부터 VLCC 10척과 관련 사업을 9737억원에 인수했다. 관계기관 승인 절차를 거쳐 해당 선박들이 수행 중인 장기화물운송계약을 승계받는 방식으로, 2027년 4월까지 중고선 10척을 순차 인수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 가운데 잔여 VLCC 4척은 올 하반기 중 선대에 편입될 예정이다. 팬오션은 2030년까지 10척의 중고 VLCC를 대체할 신조 투자가 진행해야 하는데, 2025년 5월 이후 VLCC 9척을 발주했고 공시된 투자금액은 1조7000억원이다. 이 중 5척은 기존 계약 종료 후 신규 계약에 투입될 선박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거래를 "장기 투자의 시작"으로 규정했다. 강 연구원은 "이번 VLCC 인수가격에는 계약갱신 권리의 가격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며 "인수한 중고선의 장기계약이 종료되면 새로운 장기계약을 맺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인 전용선 계약기간이 최장 25년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팬오션은 2050년대 중반까지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2030년 전후로 시작될 새 계약의 수익성도 이번 계약보다 높을 것으로 봤다.
공시에 따르면 팬오션은 VLCC 10척 인수로 2030년까지 8423억원의 매출액이 발생한다. 2026년 하반기 211억원, 2027년 550억원 등 2030년까지 누적 1474억원의 영업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KB증권은 추정했다. 단기적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10%에 육박하는 이익이 가산되지만, 순차적인 계약 종료와 선박 노후화로 2028년 이후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구조다.
이 구조는 KB증권이 추정한 DCF(현금흐름) 산출내역에 그대로 드러난다. 설비투자는 2026년 1조86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2027년 6260억원, 2028년 6280억원, 2030년 7440억원으로 이어진다. 현금흐름 현재가치는 2026년을 0원으로 할 경우 2027년 1990억원, 2028년 -5450억원, 2029년 -4910억원을 거쳐 2030년 3960억원으로 전환하고, 2031년 이후에는 6조430억원(터미널밸류 7조2840억원)에 이른다. '선(先) 투자, 후(後) 회수' 곡선이다. KB증권 추정 순차입비율은 2025년 58.2%에서 2026년 74.0%로 오른 뒤 2027년 67.9%, 2028년 61.7%로 완만히 내려온다.
유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의 벌크선 영업이익은 2026년 2780억원에서 2027년 2370억원으로, 탱커선은 1430억원에서 800억원으로 줄어든다고 추정했다. 반면 LNG 및 기타 부문 영업이익은 2026년 2030억원에서 2027년 2810억원으로 38% 늘어난다. 벌크·탱커의 사이클 하강분을 장기계약 기반 부문이 상쇄하는 구조다. 매출 기준으로도 LNG·기타는 2026년 2조9690억원, 2027년 2조8430억원으로 이미 벌크선(3조5300억원→3조3590억원)에 육박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계약 잔고와 선대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팬오션의 현재 선대는 총 258척(사선 122척·용선 136척)으로, 드라이벌크 210척과 비벌크 48척으로 구성된다. 비벌크는 LNG선 13척, MR탱커 12척, 컨테이너 11척, 케미컬탱커 6척, VLCC 5척이다. 주요 장기계약 상대는 발레(16척), 수자노(10척), 카타르에너지(LNG선 5척), 셸 등이며 SK에너지·SK해운 관련 313K급 VLCC 3척도 포함돼 있다. 2026년 기준 확보된 장기운송계약은 57건에 달한다.
신규 인도 일정도 촘촘하다. 2026년 7월 MR탱커(5만DWT) 3척을 시작으로 2027년 4·6·8월 VLCC(30만DWT) 2척, 2029년 3·6·9·11·12월 VLCC(31만9000DWT) 3척, 2030년 2월 VLCC(32만DWT) 4척이 들어온다. SK해운에서 넘겨받는 31만3000DWT급 VLCC 7척은 2026년 7월부터 편입된다. 벌크선은 2027년 10월~2029년 12월 울트라막스(6만4000DWT) 3척, 2030년 3·6월 뉴캐슬막스(21만DWT) 4척이 추가돼 총 26척이 대기 중이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