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요트장 운영 리조트에 웬 66억대 VR 거래?[사건실화]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허위 세금계산서 교부 혐의
서울남부지법,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선고

지난 2023년 5월 서울 한강공원 망원지구 일원에서 열린 서울시요트협회장배 요트대회에서 참가 요트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지난 2023년 5월 서울 한강공원 망원지구 일원에서 열린 서울시요트협회장배 요트대회에서 참가 요트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강변에서 요트시설과 클럽하우스, 베이커리 카페 등을 운영하는 A리조트의 세금계산서에 본업과 거리가 먼 수십억원대 가상현실(VR) 거래가 잇달아 등장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장찬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허위 세금계산서 교부 등 혐의로 기소된 A리조트 B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6억70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리조트 법인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대표가 회사의 거래 외형을 부풀려 대외 신용도를 높이고 자금 융통 등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했다고 판단했다.

B씨는 2021년 12월 21일부터 29일까지 거래업체에 'VR 모델하우스 플랫폼 구축'과 '애플리케이션(앱) 제작 대행', '범용 VR 솔루션 구축 대행' 등 명목으로 공급가액 32억7500만원의 매출 세금계산서 6장을 발급했다.

같은 달 30일에는 다른 업체로부터 앱 개발과 VR 모델하우스, 메타버스 VR 플랫폼을 공급받은 명목으로 공급가액 33억6000만원의 매입 세금계산서 6장도 수취했다.

"시설 이용권 거래" 주장했지만…계약액 차이·계약서는 뒤늦게 작성
재판부는 세금계산서에 적힌 VR 개발용역은 허구라고 판단했다. 리조트가 상대 업체를 위해 VR 모델하우스를 구축하고 관련 앱 등을 제작했다는 자료는 전무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 과정에서 B씨 측은 "세금계산서에는 VR 개발용역으로 기재됐지만, 거래의 실질은 상대 업체에 리조트의 클럽하우스 등 시설 이용권을 판매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사업장 운영을 둘러싸고 제3자와 분쟁 중인 탓에 이용권 판매 사실을 숨기기 위해 VR 개발용역 계약 형식을 빌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계약 내용과 자금 흐름에서는 A씨 측 입장과 배치되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A리조트가 매입 세금계산서상 VR 모델하우스 구축 관련 용역을 실제 공급받았는지는 현재까지도 확인 여부가 불투명하다.

B씨는 세무조사 초기 A리조트 건물 3·4층에 다른 리조트를 홍보하기 위한 VR 모델하우스를 설치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공간은 이미 음식점 등 다른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A리조트는 VR 모델하우스 제작에 필요한 자료도 개발업체에 제공하지 못했다. VR 플랫폼과 앱은 완성되지 않았고 모델하우스 설치도 무산됐으나,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대금 18억4800만원은 전액 지급됐다.

B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개발업체가 기존에 보유하던 메타버스 프로그램을 리조트 사업에 맞게 수정해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거래금액이 책정된 근거나 유사 프로그램과의 비교 자료, 예상 수익·기대 효과를 분석한 자료는 일체 제출되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법. 연합뉴스
서울남부지법. 연합뉴스

"취소한 세금계산서도 범죄액 포함"…대표 집행유예
B씨 측은 일부 세금계산서를 사후 취소한 만큼 해당 금액은 범죄액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제 재화·용역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수취한 순간 범죄가 성립한 만큼, 이후 수정세금계산서로 취소 처리했더라도 해당 금액을 범죄액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B씨가 취득한 이익이 크지 않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 이유로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정당한 조세 징수권 행사에 장애를 초래하고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훼손함으로써 조세 정의 및 조세 질서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높고, 그 규모도 상당해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사건은 항소를 통해 사실인정과 법률적 판단이 계속 다투어질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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