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통행 방해하는 '부적합 볼라드'…"전수 조사해 정비"
화강암 재질·낮은 높이·좁은 간격 등 설치 기준 위반 대상
이탈·철재 노출·기울어짐 등 훼손 시설도 함께 정비
[파이낸셜뉴스]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됐지만 오히려 통행을 방해하거나 사고를 유발하는 부적합 볼라드(말뚝)가 일제 정비된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지방정부와 함께 설치 기준을 위반했거나 훼손된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인 '볼라드'를 전수조사하고, 8월 한 달간 국민 신고를 받아 정비 대상에 반영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통행을 방해하는 볼라드를 전국적으로 조사해 정비한다고 4일 밝혔다.
볼라드는 횡단보도나 보행섬 등에 설치해 자동차가 보도로 진입하는 것을 막는 시설이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과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높이 80∼100㎝, 지름 10∼20㎝, 설치 간격 1.5m 안팎의 기준을 지켜야 한다. 사람이 부딪혔을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료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단단한 화강암으로 만들거나 높이를 지나치게 낮게 설치한 볼라드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볼라드 사이의 간격이 좁거나 보행로 중앙을 가로막아 휠체어·유모차 이용자와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는 사례도 있다.
실제 2012년 5월 경기 안산에서는 시각장애인이 높이 50㎝의 화강암 볼라드에 걸려 넘어지면서 손목 골절과 무릎 타박상 등 전치 5주의 부상을 입었다. 2024년 12월 전북 전주와 지난해 8월 전남 광양에서도 주민이 볼라드에 부딪혀 정강이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요 정비 대상은 석재형처럼 재질이 단단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거나 높이가 낮아 보행자와 운전자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볼라드다. 설치 간격이 지나치게 좁거나 보행로 중앙에 놓여 통행을 막는 시설도 조사한다.
설치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볼라드도 정비 대상이다. 시설이 바닥에서 이탈해 차량 진입 억제 기능을 잃었거나 내부 철재가 밖으로 드러난 경우, 기울어져 보행자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반대로 차량이 보도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는데도 볼라드가 없는 횡단보도 등에는 시설을 새로 설치할 예정이다.
행안부는 현장 조사에서 빠질 수 있는 시설을 찾기 위해 8월 한 달간 안전신문고 집중신고 기간도 운영한다. 주민이 신고한 부적합 볼라드는 조사 대상에 포함해 정비할 방침이다. 신고하려면 안전신문고 애플리케이션에서 '안전'과 '유형 선택'을 차례로 누른 뒤 '도로·시설물 파손 및 고장'을 선택하면 된다. 이후 위치와 시설 상태 등 관련 내용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박형배 행안부 안전예방정책실장은 "이번 일제 정비는 차량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는 볼라드 본연의 기능을 살리는 동시에 보행자의 보행안전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함께 부적합 볼라드를 정비해 마음 놓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보행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