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포기하고 집 다시 보유… 수도권 중도상환, 지방의 5배 [주택연금 해지 최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 커
연금은 가입 당시 집값으로 결정
비용 들더라도 '중도해지' 선택
올 상반기 상환액만 1800억원
수도권 주택연금 가입자들의 중도상환액이 지방의 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중도상환액도 큰 폭으로 벌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부터 수도권의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택연금 가입자들의 중도해지 건수도 수도권과 지방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지는 등 수도권의 주택연금 가입자들이 추가적인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주택연금을 해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중도상환액 5배 이상
4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0~2026년 상반기까지 수도권의 주택연금 중도상환액은 1조4775억원으로 지방(2876억원)보다 5.1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연금 중도상환액은 집값 상승기와 집값 안정기에 따라 증가했다가 감소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우선 수도권 집값이 급등한 2020년과 2021년에는 중도해지 상환액이 각각 1826억원, 2667억원으로 한 해 사이 46% 급증했다. 수도권 집값이 안정됐던 2022년과 2023년에는 1499억원과 1599억원으로 감소했다.
수도권 주택연금 중도해지 상환액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024년부터다. 지난해 수도권의 주택연금 중도해지 상환액은 3125억원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의 주택연금 중도해지 상환액은 1805억원으로, 주택연금 중도해지 추세가 지속된다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KB부동산의 수도권 매매지수는 지난 2021년 12.8% 급등했다가 2022년에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6.5% 하락 전환했다. 2023년에도 3.6% 하락을 지속했다가 2024년에 규제완화와 금리인하 기대감에 1.4% 오르면서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서울아파트 매매지수가 11.3% 급등하면서 수도권 전체의 매매지수도 3.04%로 상승했다.
■수령액, 집값 상승폭 못 따라가
반면 지방은 주택연금 중도해지 상환액이 2020년 418억원, 2021년 549억원, 2022년 417억원, 2023년 344억원, 2024년 394억원, 지난해 453억원으로 상승 및 하락폭이 크지 않다.
수도권의 주택연금 중도해지 건수도 지난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1만1830건으로 지방(4947건)보다 2.39배 많았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5만6571건으로 지방(3만1345건)의 1.8배 수준이다. 수도권에서 주택연금 중도해지를 선택하는 비율이 지방보다 높은 것이다.
이는 주택연금 월수령액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연금은 가입 시점의 주택가격과 연령 등을 기준으로 월 수령액이 정해진다. 이후 집값이 올라도 기존 가입자의 연금액은 늘지 않는다. 반대로 집값이 오른 뒤 새로 가입하면 같은 주택이라도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수도권에서도 특히 서울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면서 "주택연금은 가입시기에 맞춰 월 수령액이 고정되는데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어 시세 상승이 반영된 월 수령액으로 다시 받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금융당국이 지난 2월 계리모형 주요 변수를 재산정해 주택연금 수령액을 약 3%(약 4만원)로 높였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은 집값 1억8000만원 미만의 저가주택에 주택연금을 더 주는 방식으로 금융취약계층에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주택연금 가입 건수가 지방보다 훨씬 많다"면서 "향후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가입자들의 연금 수령 금액을 제외하고 별도 목돈을 마련하지 않아도 자녀가 이어 받을 수 있도록 제도도 개편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