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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환자 중 오래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당뇨 환자 중 오래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한국은 OECD 국가 중 당뇨병 사망률이 다섯 번째로 높다. 인구 10만 명당 당뇨병 사망률이 OECD 평균은 22.8명인데 한국은 32.3명이다. 노령인구가 워낙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관리가 그만큼 어렵고, 합병증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당뇨에 걸리면 기대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죽는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2010년 영국의 자선단체 '당뇨UK'의 보고서에 따르면 2형 당뇨 환자들은 당뇨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평균 수명이 최대 10년 줄어든다고 한다.

2016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진이 50세 이상의 성인 2만 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4.6년 일찍 죽는다고 한다.

또한 당뇨 환자들에겐 일상생활 수행능력 장애가 6~7년 일찍 발생하고 장애인으로 보내는 시간도 1~2년 더 길다고 한다. 당뇨가 언제 발병했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느 나라에 사느냐에 따라 수명이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현재 50세인 미국인이 30세에 발병했다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14년 일찍 죽고, 40세에 발병했다면 10년 일찍 죽고, 50세에 발병했다면 6년 일찍 죽는다. 미국인을 영국인으로 바꾸면 30세 발병은 13년, 40세 발병은 9년, 50세 발병은 5년 일찍 죽는 것으로 바뀐다. 발병 시기가 빠를수록 합병증이 일찍 오고 수명이 짧아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은 영국에 비해 탄수화물 섭취가 많고 과식하는 문화가 있어 당뇨병 관리가 좀 더 어려운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나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2년 미국의 여러 당뇨 전문가가 참여한 당뇨와 수명에 관한 대규모 연구에 의하면 당뇨 환자들은 다음의 4가지 건강 지표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수명을 평균 3년, 최대 10년 이상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체질량지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비만도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세계보건기구 기준으로 18.5 이하는 저체중, 18.5~25는 정상, 25~30은 과체중, 30 ~ 35는 1단계 비만, 35 ~ 40는 2단계 비만, 40 이상은 3단계 비만으로 분류한다.

2. 당화혈색소 수치: 적혈구 내에 있는 혈색소의 일부가 혈중 포도당과 얼마나 결합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 최근 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유추할 수 있는 지표다. 5.6이하는 정상, 5.7~6.4는 당뇨 전단계, 6.4 이상은 당뇨를 뜻한다.

당뇨 환자 중 오래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3.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 LDL 콜레스테롤은 말초조직으로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혈관벽에 너무 많이 쌓이면 동맥경화의 원인이 된다. 당뇨환자가 이 수치가 높으면 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이상적인 수치는 혈액 1데시리터당 100밀리그램 이하이지만 100~129까지를 정상으로 본다. 130~159는 주의가 필요하고 160 이상부터는 위험하다.

4. 최대혈압(systolic blood pressure): 심장의 수축과 이완에 따라 혈압이 변동할 때의 최고치. 보통 이완기(diastolic) 혈압은 80mmHg 이하, 수축기 혈압은 120mmHg 이하를 정상으로 본다. 혈관 건강이 안 좋을수록 이완기와 수축기 혈압이 모두 높아지고 차이도 심하게 벌어진다.

당뇨 환자 중 오래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BMI가 3단계 비만에 해당하는 당뇨 환자에 비해 1단계 비만 당뇨환자는 2년을 더 오래 살고, 과체중 당뇨환자는 2.9년을 더 오래 살고, 정상 체중은 3.9년을 더 오래 산다. 체중을 정상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수명을 4년 가까이 연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대혈압 역시 고혈압 2기인 당뇨 환자에 비해 한 단계씩 줄일수록 각각 1년, 1.5년, 1.9년을 더 오래 산다. 혈압을 정상범위로 관리하면 수명을 2년 가까이 연장할 수 있다.

또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저 수준으로 관리하면 이 수치가 매우 높은 당뇨환자보다 0.9년을 오래 살 수 있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평균 9.9를 기록한 최악의 환자 그룹에서 그 아래 그룹인 7.7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3.4년을 더 살 수 있다. 그 아래 그룹인 6.8로 줄이면 0.5년을 더 살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 줄이는 것은 수명을 연장하는 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당화혈색소를 6.8 이하로 관리하면 3.9년, 즉 4년 가까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만약 이 4가지 지표를 모두 다 정상으로 관리하면 모두 다 관리하지 못한 최악의 환자보다 10.6년을 오래 산다.
보통 당뇨 환자는 당뇨가 없는 사람보다 5~6년 일찍 죽는다고 하는데, 5~6년 일찍 죽는 사람들보다 10.6년을 더 오래 산다면 거의 기대수명을 채우고 죽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당뇨를 관리하는 방법은 건강을 관리하는 기본 방법과 똑같다.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0~50대부터 이 4가지 지표를 잘 관리한다면 당뇨에 걸린다 해도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당뇨 환자 중 오래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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