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도까지 치솟은 '가마솥 폭염'…인명·농축수산 피해 확산
수도권 특보구역 62.5%에 중대경보…온열질환 사망 19명
가축·양식어류 폐사 급증하고 정전·용수 부족 우려도 커져
[파이낸셜뉴스] 전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이 사람의 생명은 물론 농축수산업과 전력·용수 공급까지 위협하고 있다.
5일 기상청은 수도권 특보구역의 60% 이상 지역에 최상위 폭염특보인 '폭염중대경보'를 내렸고, 경기 양주시의 최고 체감온도는 42도까지 치솟았다.
온열질환 사망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가축과 양식어류 폐사가 급증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식수 부족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 경기, 충남, 전남·북 등 31개 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수도권은 전체 특보구역 48곳 가운데 62.5%인 30곳에 중대경보가 내려진 셈이다. 폭염중대경보는 최고기온 39도 또는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의 극심한 더위가 예상될 때 발효되는 최상위 특보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경기 양주시 백석읍의 최고기온은 41.5도, 최고 체감온도는 42도를 기록했다. 순천시 외서면과 경기 하남시 춘궁동은 각각 39.6도, 서울 노원구는 39.3도까지 올랐다. 완도군과 대구 군위군, 경북 영천시·성주군 등에서는 폭염경보가 17일 연속 이어졌다.
인명피해도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누적 온열질환자는 2221명, 사망자는 19명이다. 4일 하루에만 186명이 온열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고 3명이 공식 사망자 집계에 추가됐다. 전북 정읍과 완주에서는 고령자들이 텃밭이나 길에서 쓰러져 숨졌다.
폭염은 일상 생활도 활동도 흔들고 있다. 소방청은 장기간 이어진 폭염으로 전기설비와 냉방기기 화재가 급증하자 전국의 화재위험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높였다. 소방청은 5일 오후 3시를 기해 전국 소방관서에 발령된 화재위험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경보는 별도 해제 시까지 유지된다. 이번 조치는 울진·삼척 대형 산불이 발생한 2022년 3월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산불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전국에 처음 화재위험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된 이후 약 4년 5개월 만이다. 화재위험경보는 주의-경계-심각 단계로 나뉜다.
폭염중대경보 지역의 공사 현장에는 작업중지 권고가 내려졌다. 프로야구 경기에서는 관중이 온열질환 증세로 쓰러졌고, 한국야구위원회는 5∼6일 1·2군 전 경기를 취소했다.
냉방수요가 급증하면서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인천 계양구와 경기 고양·김포시 일부 지역에서는 변압기 문제 등으로 전력 공급이 끊겼다. 일부 주민은 약 11시간 동안 냉방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제주 지역의 최대 전력수요는 1186.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축수산업 피해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 5월15일부터 전날까지 양식어류 폐사량은 36만662마리로 집계됐다. 전날 하루에만 가축 1만7135마리와 양식어류 15만9979마리가 폐사했다.
가뭄 우려까지 겹쳤다. 수도권 식수원인 소양호에서는 녹조가 인제대교 인근까지 확산했다. 청도 운문댐은 가뭄 '심각' 단계로 저수율이 26.2%에 그쳤다. 일부 지역은 낙동강과 금호강 물을 대체 공급하고 있다. 경남도는 산불진화차량 22대를 동원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폭염과 가뭄이 장기화하면 임시 급수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