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종부세 예고에… 다급해진 자산가들 PB 문의 빗발
세제개편안 9월 국회 제출 예정
비거주·초고가 주택 세 부담 커져
처분·증여 등 자산 재배치 불가피
은행권 "최종안 확정까지 신중을"
정부 '주가 누르기' 관행 정조준
상속·증여세 개정안 상담도 잇따라
비거주·초고가 주택의 세 부담 강화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자산가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은행 소속 프라이빗뱅커(PB)와 세무사들은 "최종안에 따라 자산 재배치와 처분·증여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 자산가 '술렁'..은행 상담 급증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주택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변경될 전망이다. 공시가 30억원이 넘는 초고가주택을 1채만 보유한 경우에도 세부담이 급격하게 커질 수 있는 만큼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은행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초고가 주택에 대한 종부세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예상되는 종부세 부담을 계산해보기 위한 문의가 있다"면서 "아직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데다, 통과 이후에도 내년 공시가격 발표와 5월 종부세 부과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당장 매도에 나서는 등 뚜렷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 전문위원은 "향후에는 매도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안에는 종부세 산정 시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2027년 70%, 2028년 80%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는 내용도 담겼다. 우리은행 박태형 TCE시그니처지점장은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면서 "반발의 상당 부분도 이러한 인상 속도에 대한 부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실거주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 체계를 보다 차별화하려는 방향성"이라고 짚었다. 이어 "모든 납세자의 세 부담이 일률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보유 형태와 자산 구조에 따라 영향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지점장은 "세율과 시행 일정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면서 "현재 발표된 것을 기준으로 매도나 보유를 서둘러 결정하기보단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최종 제도에 맞춰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 상속세 강화 예고에 승계 셈법 복잡
실제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이달 입법예고를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후 국회 심의와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박 지점장은 "과거에도 정부안의 세율, 공제 한도, 시행 시기 등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 부분 조정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도 공정시장가액비율, 대주주 요건, 상속세 관련 조항 등 주요 쟁점이 남아 있어 최종안이 현재안과 달라질 가능성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컨설팅부 상속증여팀 조소영 세무전문위원은 "현재안은 청년의 저축지원과 실질적인 재정지출로 인한 지원, 한국에 실거주하는 1주택자에게 유리하다"면서 "종부세 개편은 국회 통과 후 2027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므로 현재 자산가들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은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이미 다양한 세금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면서 "특히 고가 주택을 소유했지만 은퇴한 경우 건보료와 보유세 상승까지 겹치면서 소득이 부족해지면, 매도 의사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정부안에 상속세 절감을 위한 '주가 누르기' 방지책이 포함되면서 관련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재경부는 상속·증여세법을 개정해 상속·증여 시 납세자의 상장주식 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현행 상속세는 상속 개시일 전후 각 2개월 간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이를 악용해 상속이 임박한 최대주주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박 지점장은 "정부안은 승계를 앞두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이려는 관행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라면서 "시장가격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구조인 만큼 주가 관리 유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승계를 준비하는 중견기업 최대 주주라면 지금 시점에서 지분 이전이나 사전 증여를 서둘러 결정하기보다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라"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