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ECB에 안 알리고 유로화 팔았다" 관행 깨져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엔화 공동개입 위해 유로화 매도
ECB는 거래 끝난 뒤 통보받아
FT "수십년 중앙은행 협력 관행 깨졌다"
ECB 내부 '충격'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일본과 함께 엔화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유럽중앙은행(ECB)에 사전 협의 없이 유로화를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끝난 뒤에야 ECB에 통보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 온 서방 중앙은행 간 협력 관행이 흔들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지난달 31일 유로화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수하는 외환시장 개입을 실시한 뒤에야 ECB에 이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거래가 이뤄진 이틀 뒤인 지난 1일에서야 이번 개입을 놓고 통화했다.

통상 미국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경우 달러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러 대신 유로화를 매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달러를 직접 매도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해 온 '강한 달러' 정책과 배치된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일본의 엔화 방어에 동참한 배경으로 일본의 미국 국채 매도를 막으려는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19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일본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대거 매도할 경우 금리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CB 내부에서는 이번 조치를 서방 중앙은행 간 신뢰를 흔든 전례 없는 사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유럽 정책당국 논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FT에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미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화를 매도한 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런 일은 이전에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 년 동안 금융 안정과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 온 중앙은행 간 긴밀한 협력 체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미국 재무부는 외환시장 개입 과정에서 외국 통화당국과 협의할 의무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무부 대변인은 FT에 "환율안정기금(ESF)에 보유한 준비자산을 어떻게 배분할지는 미국 재무부가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재무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시장 유동성과 자산 가치 평가 등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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