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강북서 대치동 전세 못간다"..'비거주 1주택' 예외기준 촉각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이르면 이번주 부동산 공급 및 가계부채 안정화 방안을 발표할 전망인 가운데 '비거주 1주택'의 예외 기준에 최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정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담긴 비거주 1주택 예외 기준은 취학 등 불가피한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주거 이전 시 3년 간 거주를 인정하고 있다.
비거주 1주택 보유자의 전세대출 제한을 검토 중인 금융당국의 비거주 1주택 예외기준이 재경부와 동일하게 확정될 경우, 서울지역에서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 대치동·목동 등 학군지로 이사갈 시 추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어 실수요자 피해가 우려된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비거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투기 목적과 실수요를 구분하는 예외 기준을 막바지로 점검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살피고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재경부가 최근 세제개편안을 통해 제시한 비거주 1주택 예외기준은 1년 이상 거주한 주택에서 취학이나 전근, 장기 요양,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경우 최장 3년간 비거주를 거주로 인정한다. 즉, 같은 시·군 안에서 이동은 예외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재경부가 제시한 이 기준에 금융당국의 전세대출 규제를 적용하면 서울 및 수도권 내에서 주택을 보유한 상황에서 같은 시·군의 다른 집으로 이사하는 경우는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받을 수 없게 돼 전세 대출이 금지된다.
이를테면 서울 강북에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가 자녀 교육을 위해 대치동·목동 등으로 이사해 전세살이를 하는 경우 현재 기준이라면 예외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맞벌이 중인 자녀 부부의 손주를 봐주기 위해 살던 집을 세를 주고 자녀 주택 가까이로 이사하는 경우도 같은 시·군에 거주 중이면 예외사유로 인정받을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이는 은행권에서 현재 내규로 운영 중인 '규제지역 유주택자 전세대출 예외규정'과 동일하다. 은행권은 자녀가 다른 지역 학교를 진학하는 경우만 유주택자 전세대출에서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지난해 6·27 대책 이후 배포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보유주택 소재가 기초지자체(시·군)를 벗어난 전세거주 수요를 인정하되, 서울시·광역시 내 구간은 불인정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현재도 서울에서 비거주 1주택자가 자녀교육을 학군지에서 받기 위해 이사할 경우 추가 전세대출 한도인 2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 실제 최근 은행권에 적용 중인 총량규제 제한으로 신용대출 한도도 반토막나는 등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문턱이 높아지면서 서울 학군지에서 전세계약을 파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거론되는 대출규제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이 아예 막힐 가능성까지 예상된다. 여기에 2년마다 돌아오는 전세대출 만기연장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열린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이미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다른 데 전세를 얻는 것까지 굳이 대출해 줘야 하느냐"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영향때문이다.
이번 전세대출규제 사정권은 규제지역에 거주 중인 비거주 1주택 보유자로 압축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약 4조9000억원, 건수로는 약 3만건이 예상된다. 규제지역은 수도권 가운데 서울 25개구 전역과 과천·용인 등 경기 12곳이다. 정부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지정한 곳들이다.
다만 비거주 1주택 중에 실수요자와 서민이 다수인 데다 비거주 1주택자의 상당수가 직장, 자녀교육,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지를 옮겨 사는 경우가 많아서 금융당국은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예외기준 설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예외 기준을 재경부보다 폭넓게 적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