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장바구니 물가 '비상'… 민생대책 강도 높아질까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오는 9월 발표할 추석 민생안정대책의 강도를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지난달 겨우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마저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가 하반기 소비자물가를 3%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물가 안정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고강도 민생 대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성수품 공급 확대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지원 등이 주요 내용으로 검토된다.
정부가 대응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폭염발 물가 불안이 있다. 장기간 이어진 고온 현상으로 농산물 생육 여건이 악화하면서 일부 채소류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폭염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특히 추석을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
실제 주요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취청오이 특등급 50개당 도매가격은 4만4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4% 상승했다. 애호박 특등급 20개당 평균 도매가격도 2만7804원으로 1년 전보다 47.1% 올랐다.
문제는 이러한 농산물 가격 불안이 전체 물가 흐름을 다시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2.8%로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불과 한 달 전인 6월까지 3%대를 기록하는 등 최근까지 높은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폭염 장기화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가 확대될 경우 어렵게 낮춘 물가 흐름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농식품 물가 상승이 에너지 비용, 식품 제조업 입금 등 공급망 전반의 비용 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관가에서는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석 전 성수품 가격 안정이 핵심 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입장에서는 하반기 물가 안정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등 선제적 대응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폭염 자체는 지난해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기간이 문제"라며 "관계부처와 함께 상황을 지켜보며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생 대책의 규모와 강도를 최대한으로 하고 싶지만 재정 여력과 집행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추석 전 물가 대응이 하반기 물가 안정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기상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일시적인 할인·가격 지원에 그치지 않고 공급 안정과 수급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추석을 앞둔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은 기상 악화에 따른 구조적 영향이 크다"며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할인 지원 만으로 농산물 가격과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국내에서도 더위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는 등 공급 측면에서 물가 상승 요인을 줄이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찬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