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찾는 외환시장… 원·달러 1300원대 초읽기
1400원대 환율 18거래일째 유지
하이닉스 ADR '환전 효과' 상당
외국인 주식 매도세 둔화도 한몫
원·달러 환율 수준과 함께 변동성이 점차 안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 미국 상장에 따른 원화 수요 확대, 외국인 증시 매도세 완화, 엔화 강세 전환 등이 맞물리면서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13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7월 원·달러 환율 일간 평균 변동폭(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6.65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6일까지 포함하면 6.17원으로 한층 낮아진다. 이 수치는 올해 1월 6.09원을 가리켰다가 2월 7.56원으로 상승하고 3월 10.81원으로 크게 뛴 바 있다. 6월부터 6원대로 다시 내려왔다.
최근 원·달러 환율 레벨과 변동성을 진정시킨 건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조달자금 환전 기대였다. 대금 265억달러 중 상당 부분을 원화로 바꾸면서 환율 하락에 압박을 주는 동시에 방향성도 설정함으로써 떨림을 완화시켰다.
그간 환율을 위로 잡아끌었던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잠잠해진 영향도 있다. 지난 6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순매도 규모는 47조338억원이었으나 7월 9조8143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특히 환율이 출렁였던 3월(35조7123억원) 때보다도 크게 축소됐다.
최근엔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엔화를 사들인 물리적 개입이 환율 안정에 기여하기도 했다. 외환시장에선 엔화와 원화를 한 묶음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동조화가 자주 일어난다. 지금까지는 엔화 약세 탓에 원화 가치가 같이 미끄러졌으나, 이번엔 강세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ADR 상장 대금 환전 이후 조선업 등 수출업체들이 환 포지션 변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 가운데 세계채권지수(WGBI) 자금이 들어오고 외국인 주식 매도세도 주는 등 한꺼번에 한 방향으로의 수급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환율 레벨과 변동성이 꼭 연동되는 것은 아니지만 환율이 높을 때 흔들림이 심화되는 경향은 있다. 특히 달러 대비 통화 가치는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전쟁 같은 위기 상황에 하락하는데 이때 시장 참가자들이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환시장도 혼란에 빠질 여지가 크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긴축, 중동 사태 격화, 엔화 약세 전환 등 변동성을 자극할 재료들은 아직 남아있다"면서도 "지난 7일까지 1400원대 환율이 18거래일째 유지되면서 경로에 대한 확신도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태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