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장실서 발 씻고 '소변 테러'…인천공항 노숙인들 '퇴거명령'에 인권단체 반발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인천공항 화장실 세면대에서 발을 씻는 노숙인(왼쪽)과 여객터미널 의자에 누워 잠을 자는 노숙인. 의자 주변에 여행가방 등 노숙인들의 짐이 놓여 있다. /사진=채널A 뉴스 갈무리
인천공항 화장실 세면대에서 발을 씻는 노숙인(왼쪽)과 여객터미널 의자에 누워 잠을 자는 노숙인. 의자 주변에 여행가방 등 노숙인들의 짐이 놓여 있다. /사진=채널A 뉴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공항 내 여객용 의자를 침구 삼아 생활하고 화장실을 목욕탕처럼 사용하는 등 노숙인들의 공공시설 사유화가 도를 넘자 결국 강제 퇴거 조치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 측은 공공기관의 책무를 져버린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양측의 갈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폭염 피해 장기체류... 환경미화원들 "옷 벗고 샤워, 청소 너무 힘들다"

1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달 30일 공항 내 노숙인들의 소지품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해당 명령서에는 공항시설법에 의거해 즉각적인 노숙 중단과 퇴거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불응 시 벌금 및 구류 등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공항 현장의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9일 채널A는 노숙인들의 인천공항 장기 체류 실태를 담은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 따르면 노숙인들은 여객터미널에 한 달 이상 진을 치고 콘센트를 독점하거나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섭취했다.

특히 장애인 화장실에서 옷을 벗고 씻어 물바다를 만들거나, 청소가 끝난 바닥에 소변을 보는 등 이용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가 이어졌다.

한 노숙인은 청소를 마친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누고, 소변이 묻은 옷차림으로 공항 의자에 그대로 앉기도 했다.

이같은 노숙자들의 민폐 행위로 인한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한 환경미화원은 "장애인 화장실에서 옷 벗고 샤워하고, 휴지도 다 뽑아 쓴다"라면서 "청소하는 부분들이 고객을 위한 게 아니라 노숙자를 위한 청소를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환경미화원은 "그 사람들이 인격때문에 터치를 못한대"라며 "우리 인격은 없다. 우리가 다 치워야 하고, 우리가 다 감당해야 하고"라며 탄식했다.

퇴거명령서 부착했지만... 홈리스행동 "공공기관 책무 다하라" 비판

정상적인 공항 운영이 위협받자 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노숙인들의 짐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했다. 퇴거명령서에는 "즉시 노숙을 중단하고 여객터미널 밖으로 퇴거하라"며 "퇴거 요청에 불응할 경우 공항시설법에 따라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적혔다. 다수의 공항 이용객 안전과 위생을 지키기 위한 행정조치로서다.

그러나 인권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은 9일 "인천공항공사는 졸속 퇴거 조치를 멈추고 공공기관의 책무를 다하라"며 비판했다. 사실상 방치 상태인 인천시의 지원체계 부재도 꼬집었다.

이들은 오는 12일 공항 내에서 퇴거 중단 촉구 기자회견까지 예고했다. 공공시설의 정상화를 둔 양측의 충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객터미널 비선루 바닥에 노숙인들이 누워 있다.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곳곳에 자리가 잡혀 있다. /사진=채널A 뉴스 갈무리
여객터미널 비선루 바닥에 노숙인들이 누워 있다.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곳곳에 자리가 잡혀 있다. /사진=채널A 뉴스 갈무리
소변이 묻은 바지 차림으로 터미널을 걷고 있는 한 노숙인의 소믑. 노숙인은 이 상태로 공항 의자에 앉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채널A 뉴스 갈무리
소변이 묻은 바지 차림으로 터미널을 걷고 있는 한 노숙인의 소믑. 노숙인은 이 상태로 공항 의자에 앉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채널A 뉴스 갈무리
노숙인 퇴거명령서. /사진=연합뉴스(홈리스행동 제공)
노숙인 퇴거명령서. /사진=연합뉴스(홈리스행동 제공)

[email protected]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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