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 무덤은 못 건드린다"…해리포터 팬들 항의에 英 8000억 케이블 노선 바꿨다
[파이낸셜뉴스] 영화 '해리포터'의 집 요정 캐릭터 도비의 가상 무덤을 지키기 위해 나선 팬들의 항의에 결국 영국의 대규모 해저 케이블 전력망 노선이 변경됐다.
10일 연합뉴스는 BBC 방송 등을 인용해 해리포터 팬들의 항의가 영국의 대규모 전력망 공사 노선을 바꿔놨다고 보도했다.
조앤 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와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시리즈에서 도비는 주인공 해리를 돕다가 목숨을 잃는다. 웨일스 펨브로크셔에 위치한 프레시워터 웨스트 해변에서 도비를 묻는 장면이 촬영됐는데, 촬영 후 세트장은 철거됐지만 이곳을 찾은 팬들은 '여기 해방된 요정 도비가 잠들다', '도비, 편히 쉬기를' 등이 쓰인 돌을 쌓아 가상의 무덤을 만들었다.
영국 에너지 기업 내셔널 그리드는 영국과 아일랜드를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 전력망 '그린링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4억3000만파운드(약 823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당초 프레시워터 웨스트 해변, 즉 '도비의 무덤' 부지를 관통할 예정이었으나 이 소식을 알게 된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노선을 새로 설계해 '도비의 무덤' 구간은 피해 가기로 했다.
프로젝트 매니저 사이먼 루들램은 BBC와 인터뷰에서 "정말로 전화 수백 통이 걸려 왔다"며 "(변경된 노선이) 진짜 청동기 시대 유적에 꽤 가까워졌지만 도비의 무덤은 피했다. 많은 사람이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해변은 영국 문화유산 관리 기관 내셔널 트러스트 소유로 알려졌다. 내셔널 트러스트는 지난 2022년 의견을 수렴해 '도비의 무덤'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생태 환경 보호를 위해 방문객들에게 각종 추모 물품은 남기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