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손발톱 검은 줄, AI가 흑색종 구별한다 "진단 정확도 95% 이상"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딥러닝 기반 진단 보조 모델 개발
294명 임상자료 학습 정확도 높여
의료진 진단 정확도 70%→80.8%

연세의료원 제공
연세의료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손발톱에 검은 줄이 생기는 흑색조갑증과 피부암인 손발톱 흑색종을 인공지능(AI)으로 구별할 수 있는 진단 보조기술이 개발됐다.

실제 의료진의 진단 과정에 AI를 활용했을 때 정확도가 유의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나 손발톱 흑색종의 조기 진단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오병호 교수와 원주의과대학 정밀의학과 추유성 박사 연구팀은 딥러닝 기반 AI 모델을 개발해 손발톱 흑색종과 양성 흑색조갑증을 구별한 결과 95% 이상의 진단 성능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독일피부과학회지(Journal der Deutschen Dermatologischen Gesellschaft)' 최신호에 게재됐다.

흑색조갑증은 손발톱에 검은색 또는 갈색 선이 나타나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대부분 양성인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손발톱 흑색종의 초기 증상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초기 손발톱 흑색종이 양성 흑색조갑증과 외형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숙련된 피부과 전문의도 육안만으로 두 질환을 정확하게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확진을 위해서는 손발톱 기질에 대한 조직검사가 필요하지만 검사 과정에서 손발톱이 영구적으로 변형되거나 미용적·기능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상에서는 조직검사 대신 일정 기간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도 있어 조기 진단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손발톱 흑색종 환자 122명과 양성 흑색조갑증 환자 172명 등 총 294명의 임상자료를 활용해 AI 모델을 개발했다. 동일 환자의 자료가 학습과 평가 과정에 중복 사용되지 않도록 환자 단위로 데이터를 분리해 모델의 신뢰도를 높였다.

그 결과 AI 모델의 손발톱 흑색종과 양성 흑색조갑증 구별 성능은 AUROC 0.954로 95%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다른 의료기관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 외부 검증에서도 우수한 성능이 유지돼 특정 의료기관이나 환자군에만 국한된 결과가 아니라는 점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AI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실제 의료진의 진단 과정에서 AI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평가했다.

피부과 전문의와 전공의가 AI의 도움 없이 증례를 진단한 뒤 AI 분석 결과를 참고해 다시 진단하도록 한 결과 전체 진단 정확도가 70%에서 80.8%로 높아졌다. 특히 피부과 전공의에서 정확도 향상이 두드러졌으며 의료진 간 진단 일치도 역시 개선됐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AI가 조직검사를 대체한다는 데 있기보다, 손발톱의 색소 병변을 처음 평가하는 단계에서 흑색종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는 보조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있다.

손발톱 흑색종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AI가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할 경우 의심 환자를 보다 신속하게 선별하고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 등 정밀검사로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 활용 가능한 진단 보조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손발톱 흑색종의 조기 진단을 통해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불필요한 조직검사 감소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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