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베팅 거둔 개미…지수 레버리지 1조 넘게 샀다
[파이낸셜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증시 급락 이후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팔고 지수 상승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오히려 자금을 빼면서 특정 종목보다 시장 전반의 추가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12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1개월(7월 10일~8월 11일)간 개인 투자자는 'KODEX 레버리지'를 7441억원 순매수했다. 전체 ETF 가운데 개인 순매수 규모 1위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4332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4위에 올랐다.
반대로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에서는 자금을 빼고 있다. 같은 기간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2823억원 순매도했다. 'KODEX 인버스'도 1786억원어치 팔았다. 두 상품의 개인 순매도액은 총 4609억원이다.
최근 한 달간 KODEX 레버리지 수익률이 -38.56%까지 떨어진 반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인버스는 각각 9.30%, 10.7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이 난 인버스 상품을 정리하는 동시에 낙폭이 컸던 지수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이면서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수급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모든 레버리지 상품을 사들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개인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롱 레버리지 ETF를 1조2800억원 순매도했다. 급락 과정에서 이어졌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저가매수 수요가 최근 들어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변동성도 정점을 지나고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6월 29일 고점 대비 이달 11일 36% 낮아졌다. 기업 이익 전망이 크게 훼손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조정은 펀더멘털보다 변동성과 수급 불균형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과열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롱 레버리지 ETF 14종의 합산 순자산총액(AUM)은 6월 25일 이후 69% 감소한 5조4400억원으로 줄었고, 관련 상품 거래대금도 고점 대비 97% 급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기업 이익 컨센서스의 뚜렷한 훼손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한 달여의 조정은 펀더멘털 악화만으로 설명하기보다 높은 변동성과 수급 불균형의 영향이 상당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급락을 강세장 종료보다 과열 해소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과거 강한 상승장에서도 중장기 이동평균선의 데드크로스가 반복됐던 만큼 최근 조정 역시 추세 붕괴보다는 상승 과정에서 나타난 중기 조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랠리는 ETF 등 수급 요인까지 겹치며 주가가 과도하게 과열됐던 만큼 하락폭도 과거보다 더 컸다"면서도 "그렇다고 지금을 곧바로 붕괴의 시작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