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자 불만 확산…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세제개편 후폭풍]
일시적 비거주자 보호대책 없어
개편안 손질 예고에도 논란 확산
"명확한 투기목적 외에는 허용을"
"종부세 공제액 14억으로 올려야"
#. 서울 강남구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A씨.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을 보고 걱정거리가 생겼다. 은퇴 후 현금흐름이 약해져 기존 아파트 전세를 내주고 본인도 가격이 저렴한 지역에서 전세 생활을 하고 있는데, '비거주 1주택' 규제로 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A씨는 "지금까지 투기도 하지 않고 아파트 하나만 가지고 살아 왔는데 비거주 1주택자에게 징벌적 과세를 부과하니 너무하다"며 "결국 강제로 집을 팔고 연고지 없는 곳으로 가거나 세금폭탄을 맞으라는 소리 아니냐"고 반문했다.
비거주 1주택 대상 세 부담 증가가 가시화되면서 대상자들 사이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 '개편안은 확정안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한번 붙은 불만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선의의 실수요자 보호해야"
12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등록된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5375건의 입법의견이 달렸다.
상당수는 비거주 1주택 규제에 대한 불만이다. 의견을 등록한 B씨는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방 저가 주택을 보유한 선의의 실수요자들에게 불리하도록 규정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방 저가 아파트 구매자들은 집값이 떨어지는 지역에 집을 매수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 공제액을 14억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일시적으로 비거주하는 1주택자에 대해서는 투기 목적의 비거주와 동일하게 취급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할 것 △비거주 사유를 파악할 것 △일시적 비거주와 투기 목적 비거주를 구분할 것 등 다양한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불만이 빠르게 퍼지자 정부가 직접 입을 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확정된 안을 내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안을 낼 땐 변경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수정안 마련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해석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충분한 국민 의견을 듣고 다시 리바이즈(수정)해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에서 수정·보완해 완성도를 높여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거주 인정 요건 확대 가능성도 보인다. 업계는 '불가피한 비거주자'의 인정 요건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네거티브 방식 제안 목소리도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현실적으로 모든 사례를 어떻게 일일이 예외 산정하나"는 등의 불만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예외를 넓힌다고 해도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원석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예외라는 건 다양한 케이스를 뜻한다"며 "정확하게 계량화된 정책이 아니면 그런 규정을 두는 게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더 가중시킬 수 있다"며 "그런 방식으로 정책을 조절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봤다.
규제를 쭉 열거하는 지금의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네거티브 방식은 법령, 정책 등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는 규제 방식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결국 비거주 1주택자에게 실거주 증빙을 시킬 건데, 행정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이 사람은 누가 봐도 투기 목적이다'고 판명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를 다 되게 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