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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中 일군 주룽지 전 총리 별세...WTO 가입 이끈 경제 개혁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주룽지(朱鏞基) 전 중국 총리가 2000년 3월 15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주룽지(朱鏞基) 전 중국 총리가 2000년 3월 15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중국 경제 개혁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끈 주룽지 전 국무원 총리가 12일 9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주 전 총리는 병환으로 치료받다 이날 오전 11시 6분 베이징에서 별세했다.

그는 1928년 10월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나 칭화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고, 상하이 시장과 당서기, 국무원 부총리, 중국인민은행장을 거쳐 1998~2003년 국무원 총리를 지냈다.

중국이 계획경제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경제개혁 사령탑' 역할을 했다.

주룽지는 덩샤오핑 주도로 개혁개방이 시작된 1978년 경제 관료로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상하이 시장과 당서기를 지내며 상하이 푸둥 지역 등의 인프라 건설과 경제 개혁, 대외 개방을 이끈 그는 덩샤오핑의 신임을 받으면서 차기 지도자로 낙점됐다.

주룽지는 총리 시절인 2001년 미국 등과 치열한 협상 끝에 중국의 WTO 가입을 성사시켰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눈부신 경제 성장의 길로 접어들었다.

중국인민은행장 시절인 1990년대 초에는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진정시키고, 은행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그는 반부패 개혁가로도 유명하다. "부패 관료를 위해 관 100개를 준비하라. 99개는 그들을 위한 것이고, 하나는 내 몫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부실 국유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약 3000만명에 이르는 국유기업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대규모 실업과 사회적 불만도 높았다.

또 중국의 골칫거리인 지방정부의 재정 부실도 주룽지 시대의 산물이다. 지방정부가 토지 매각과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도록 만드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 주룽지였다.
중국 양극화 심화도 그의 책임이다. 시장주의적 과감한 개혁이 중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는 했지만 도시와 농촌 간 소득 격차, 사회 안전망 부실을 초래했다.

시장 친화적 개혁으로 중국의 30년 고속 성장을 가능하게 한 주역이면서 동시에 과도한 시장주의 도입으로 인해 현재 중국의 부동산 거품과 양극화 문제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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