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IB

한앤코, 10년 해운투자 '판 다시 짰다'…SK해운은 K-LNG로 [fn마켓워치]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SK해운·에이치라인 조 단위 선대 스왑…가스선·장기계약 사업 분리
LNG선 16척 받고 탱커 12척+3억弗 이전…SK해운 자산 11조로
IB업계 "선박 교환 넘어 두 회사 기업가치 높이는 포트폴리오 재설계"

한앤컴퍼니 제공.
한앤컴퍼니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앤컴퍼니가 10년 넘게 키워온 해운 포트폴리오의 판을 다시 짠다. SK해운은 LNG·LPG에 집중한 글로벌 가스선사로, 에이치라인해운은 원유·원자재 등 국내 화주의 장기 운송계약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각각 색깔을 명확히 하는 방식이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 간 조(兆) 단위 선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추진한다.

SK해운은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LNG 운반선 16척을 넘겨받고 유조선 12척과 약 3억달러를 이전한다. 현재 화주와 대주단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SK해운 자산은 약 11조원, 에이치라인해운은 약 5조원 규모가 된다.

IB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단순한 선박 교환보다 한앤코의 해운사업 '전문화 작업'으로 보고 있다. 여러 선종을 섞어 규모를 키우기보다 각 회사가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로 자산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특히 SK해운은 LNG 운반선이 기존 16척에서 32척으로 늘어나 아시아 최대급이자 글로벌 3위권 LNG 선사로 올라선다. LPG선 14척까지 더해 사실상 가스 운송 전문회사로 탈바꿈한다. 이에 맞춰 사명도 'K-LNG'로 변경할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에 따른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도 배경이다. LNG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부각되면서 LNG 운송시장 역시 중장기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LNG 국적선사 적취율이 2024년 기준 34.5%에 불과하다는 점도 K-LNG의 성장 여지를 넓히는 요인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반대 방향으로 전문성을 강화한다. 국내외 화주와 장기 운송계약이 체결된 유조선을 확보해 기존 건화물선과 자동차운반선(PCTC)에 원유 운송을 더한다. 국내 우량 화주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장기계약형 해운 플랫폼을 강화하는 셈이다.

IB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이번 재편이 양사의 기업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가스선과 국내 화주 기반 장기계약 사업이 명확히 분리되면서 각 사업의 성장성과 현금흐름을 따로 평가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여러 선종을 한 회사에 보유하는 것보다 LNG·LPG와 장기계약 기반 벌크·탱커 사업을 각각 전문화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밸류에이션 논리가 선명해진다"며 "선박을 주고받는 거래를 넘어 두 회사의 다음 성장 단계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다시 설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앤코의 해운 투자는 국내 PEF업계에서도 대표적인 장기 투자 사례로 꼽힌다. 앞서 2014년 한진해운 전용선 사업부를 인수해 에이치라인해운을 설립했고 2016년 현대상선 벌크선 사업부를 결합했다. 2018년에는 SK해운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장기 운송계약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에이치라인해운 영업이익은 2015년 1273억원에서 지난해 3694억원으로, SK해운은 인수 당시인 2018년 733억원에서 지난해 5040억원으로 증가했다.

PE업계 관계자는 "통상 PEF가 두 회사를 10년 이상 보유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산업 내 포지션 자체를 바꿨다는 점이 눈에 띈다"며 "이번 리밸런싱 이후 K-LNG와 에이치라인해운을 각각 어떤 성장 및 자본시장 전략으로 가져갈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라고 부연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LNG운반선 #가스선 #한앤컴퍼니 #SK해운 #한앤코 #AI데이터센터 #LNG #유조선 #포트폴리오리밸런싱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