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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치료의 표적이 바뀌고 있다: RNA 치료제의 등장 [김진오의 탈모탈출]

김현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그동안 남성형 탈모 치료에는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약을 사용해 왔지만 아무리 좋은 약이라고 해도 모든 사람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줄 수는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새로운 치료법의 필요성이 제기되던 와중에 RNA 치료가 등장했다.

RNA 치료는 탈모를 일으키는 과정에 선택적으로 개입해 전신 부작용을 줄이는 등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릭스라는 기업이 남성형 탈모 RNA 치료제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바이오니아라는 기업은 비슷한 원리를 적용한 두피 도포 제품을 상용화하는 등 RNA 치료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RNA 치료란 무엇이고, 향후 탈모 치료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먼저 RNA 치료는 그 이름 때문에 유전자를 바꾸는 치료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재 개발되는 탈모 RNA 치료는 그렇지 않다.

세포 안의 DNA에는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가 있고, 단백질을 만들 때는 해당 정보가 메신저 역할을 하는 RNA로 옮겨진다. RNA 간섭 치료는 특정 메신저 역할을 하는 RNA를 찾아 분해함으로써 탈모를 일으키는 단백질인 안드로겐 수용체 생산을 자체를 줄인다. 이 방법을 통해 유전정보를 바꾸지 않으면서 원하는 표적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표적 조절을 통해 전신의 DHT를 크게 낮추지 않고도 모낭의 안드로겐 반응을 조절할 수 있다면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부담스러워했던 사람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두피에서 충분히 작용하면서 혈액에서는 매우 낮은 농도로만 검출된다면, 기존 경구약과 다른 안전성 특성을 기대할 수 있다. 두피에 주사한다는 사실만으로 전신 부작용이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반복 투여 후의 혈중 농도와 장기 안전성 자료가 필요하다.

기존 탈모약과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연구할 가치가 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DHT 생성을 줄이고, RNA 치료는 안드로겐 수용체를 줄인다. 같은 경로를 서로 다른 단계에서 억제하기 때문에 병합할 경우 효과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RNA 치료의 효과가 충분하다면 기존 약물의 용량이나 사용 부담을 줄이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단독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뒤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RNA 치료에서는 효과 유지 기간도 매우 중요하다. 매일 약을 먹거나 바르는 대신 몇 주 또는 몇 달 간격으로 치료하면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면 치료의 편의성이 크게 개선된다.

RNA 치료제의 현실적인 역할은 기존 약물을 밀어내기보다 치료의 빈틈을 채우는 데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경구약을 사용하기 어려웠던 사람에게 국소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존 치료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다른 기전을 추가하며, 매일 약을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더 긴 투여 간격을 제시할 수 있다.

RNA 치료는 아직 개발 과정에 있다. 임상 2상과 이후의 연구에서 효과의 크기, 지속 기간, 반복 투여의 안전성,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연구의 단계만 보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할 필요도 없다. 바이오니아는 도포형 RNA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었고, 올릭스는 주사형 RNA 의약품을 사람에게 반복 투여한 뒤 유효성을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RNA 치료제가 탈모를 완전히 해결하는 치료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기존 약물을 사용하지 못했던 사람에게 다른 선택을 제공하고, 현재 치료의 효과와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기술의 이름이 얼마나 새로운지가 아니라, 실제 모발이 얼마나 달라지고 그 변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다.

김진오 원장
김진오 원장

/김진오 뉴헤어모발성형외과 대표원장
[email protected]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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