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형사조정 성립률 60%대인데…공소청 전환에 '시들' 우려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알바 실수 사고도 화해로 마무리…피해 회복·분쟁 해결 동시 추구
5년 새 성립률 51.6→63.3%…"檢 적극적 조정 역할하기 어려워"

대검찰청 연감에 나타난 지난 2020~2024년 형사조정 실적표를 생성형 AI로 제작함
대검찰청 연감에 나타난 지난 2020~2024년 형사조정 실적표를 생성형 AI로 제작함

[파이낸셜뉴스] #. 최근 경기도의 한 워터파크에서 튜브슬라이드 안전요원으로 일하던 대학생 A씨는 이용객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튜브를 밀어 약 6주의 상해를 입혔다.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합의금을 마련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형사조정 절차에는 워터파크 업체와 보험사까지 참여했고, 피해자는 충분한 배상을 받는 대신 A씨 개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수원지검은 지난달 3일 A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와 피의자의 합의를 돕는 '형사조정제도'가 10건 중 6건 이상 성립하는 등 피해 회복과 분쟁 해결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지면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을 파악해 조정에 회부하고 당사자를 설득하는 기존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연감상 2020~2024년 형사조정 의뢰 사건은 연평균 6만9271건으로, 이 가운데 3만4672건이 성립했다. 5년 평균 성립률은 59.06%다. 특히 성립률은 2020년 51.6%에서 2021년 56.9%, 2022년 61.2%, 2023년 62.3%, 2024년 63.3%로 꾸준히 상승했다.

형사조정은 사기·횡령·배임 등 재산범죄를 비롯해 의료분쟁, 명예훼손,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서 피해자와 피의자의 합의를 돕는 제도다. 검사가 사건을 형사조정위원회에 회부하면 조정위원들이 양측 의견을 듣고 합의를 중재한다. 조정 결과는 검사의 기소·불기소 등 사건 처분에도 참작된다.

장점은 별도의 민사소송 없이 피해 보상과 형사합의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선 워터파크 사건에서도 조정위원들은 보험사와의 손해배상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업체에도 피해 회복에 나서도록 권유했다. 그 결과 피해자는 과실비율에 따른 감액 없이 보험금을 받고 업체가 부담하는 합의금에도 동의하면서 분쟁을 마무리했다.

문제는 공소청 전환 이후다. 현행 형사조정 실무운용 지침에 따르면 검사는 사안의 경중과 혐의 유무 등을 고려해 조정 회부 여부를 결정한다. 또 당사자를 조사해 피해 회복과 분쟁 해결을 위해 조정이 필요한지 판단하고,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조정 참여를 설득하기도 한다.

그러나 수사·기소가 분리되고 공소청 검사의 수사권이 사라지면 이 같은 적극적인 역할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 출신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형사조정에 회부하려면 구체적인 사정과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고, 피해자가 원하면 피의자를 설득하는 역할도 필요하다"며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만 결정하게 되면 이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형사조정을 검사가 맡는 게 맞는지 검토해보자는 의견도 있다.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지난 7일 한국피해자학회 학술대회에서 "수사를 행하지 않는 공소청에 형사조정제도를 그대로 남겨둘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며 "경찰이 종국적인 수사종결권을 갖는다면 현행처럼 검찰 단계에서 형사조정을 하는 것이 법리적·사실관계상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형사조정 관련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형사조정 관련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공소청 #형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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