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에 리모델링 이주기간은 빠졌다…7만가구 '세금 비상'
재개발·재건축 이주기간 절반 인정…리모델링은 제외
서울에만 리모델링 7만3120가구…전국 12만가구 넘어
"장기간 이주 불가피…리모델링도 실거주 인정해야"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실거주 중심 세제개편안이 리모델링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재개발·재건축으로 집을 비운 기간은 일정 부분 실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면서도 리모델링 이주기간은 인정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이에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할수록 실거주 인정 여부에 따른 세 부담 차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이번 세제개편안에는 부득이한 사유로 주택에 거주하지 못한 기간을 일정 범위에서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1년 이상 거주한 주택에서 취학·직장 변경·질병·부모 봉양 등으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경우 최대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재개발·재건축으로 집을 비운 기간에 대한 인정 기준도 마련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당시 1년 이상 거주한 주택이 정비사업으로 신축되는 경우 관리처분계획 인가일부터 신축주택 입주 가능일까지 공사기간의 절반을 거주기간으로 간주한다.
문제는 리모델링이다. 리모델링 역시 공사를 위해 입주민들이 기존 주택을 비우고 장기간 이주해야 하지만, 이번 정부안에는 리모델링 공사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빠졌다. 같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집을 비우는데도 사업 방식에 따라 실거주 인정 여부가 달라지는 셈이다.
실제 영향을 받는 가구도 적지 않다.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KRC)에 따르면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는 83곳, 기존 가구 수는 7만3120가구에 달한다. 전국으로는 150곳, 12만1317가구다. 서울을 비롯해 용인 14곳, 안양 10곳, 분당 9곳, 수원 8곳 등 수도권에 사업지가 집중돼 있다.
이에 리모델링 단지에서는 세제상 불이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이날까지 종합부동산세법·소득세법 개정안과 관련한 입법 의견이 약 5900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리모델링 관련 의견도 다수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리모델링도 재개발·재건축과 마찬가지로 공사 과정에서 장기간 이주가 불가피한 만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해 이주기간이 길어질수록 실거주 인정 여부에 따른 세 부담 차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리모델링은 재건축·재개발과 비교했을 때 정비사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최근 공사비가 오르며 리모델링을 하느니 재건축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경우도 있어 제도를 만들며 빠졌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함 랩장은 "그러나 도심에서도 한강변이나 역세권 단지는 리모델링을 여전히 원하고 있고, 전체 단지가 아닌 동별 리모델링도 가능해 수요가 있는 편"이라며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리모델링도 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이 법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최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