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 채권 못 놓는 대부업체에 채찍 드나
새도약기금 채권 매입 난항
"액면가 5% '헐값' 넘기느니…"
대부업계 버티기 분위기 감지
당국 영업규제 등 패널티 검토
장기 연체 채무자 구제를 위한 정부의 배드뱅크인 새도약기금이 가장 많은 연체 채권을 보유한 대부업체를 설득하지 못하면서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 금융당국은 인센티브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협조에 따라 영업에 불이익을 주는 등의 페널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대부업체의 새도약기금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 방안과 패널티 방안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새도약기금은 금융사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를 조정하는 일종의 배드뱅크다. 연체 기간 7년 이상, 원금 5000만원 이하 채권이 매입 대상이다. 출범 이후 지금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장기 연체채권 약 11조7378억원을 매입했다.
당초 금융위는 오는 10월 말까지 새도약기금 채권 매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대부업체의 협약 가입을 이끌지 못하면서 완료 시기를 더이상 못 박아두지 않기로 했다. 목표 시한을 두는 것이 대부업체와의 협상에서 더욱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인 연체채권을 보유한 금융사·기관 중 아직 가입 결정을 내리지 않은 곳은 15개사로, 모두 대부업체다. 지난 5월 한국장학재단과 근로복지공단이 새도약기금 참여를 결정하면서 미가입 기관이 17곳에서 15곳으로 줄어든 이후 세달 째 추가 가입이 끊긴 상태다.
대부업체 참여가 저조한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낮은 매입가율이다. 정부는 채권 액면가의 5% 가격에 연체 채권을 넘기라고 하지만, 대부업권은 최소 20% 수준 이상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대부업체 사이에서는 '헐값에 처분하느니 버틸 수 있을 데까지 버티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은행, 보험 등 타 업권은 다른 사업을 영위할 수 있지만, 대부업은 매입채권추심업 자체가 업권의 존재 이유"라며 "낮은 매입가율은 생존의 문제로 직결돼 매입가 조정이나 사후 정산 등을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캠코에 따르면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 중 대부업권 물량은 6조7000억원으로, 카드(1조9000억원)·은행(1조2300억원)·보험(6400억원)·상호금융(6000억원)의 합산 물량(4조7300억원)을 훨씬 웃돈다. 금융당국이 결국 대부업체 설득에 실패하면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인 '포용금융 확대'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는 '당근과 채찍'을 모두 마련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패널티 부과 방안을 고심 중이다. 협조 여부에 따라 향후 대부업체들이 영업 과정에서 받는 규제 등을 차등화하는 방안들을 테이블에 올려 놨다. 대부업이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신규 채권을 계속 사들여야 하는데, 이 사업 범위를 조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센티브 하나만으로는 대부업체와 협상이 잘 안돼서 페널티도 검토하고 있다"며 "방안 마련을 서둘러서 채권 매입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