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나라 위해 나선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 102세 강태선의 광복절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위성곤 지사, 15일 성산읍 자택 찾아 위문
1942년 일본서 동지 규합하다 일제 체포
징역 2년6월 옥고… 광복 맞아 출옥
"독립유공자 후손 뿌리 잊지 않게 살펴달라"
제주올레 1코스에 '광복잇길' 기림비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81주년 광복절인 15일 서귀포시 성산읍 자택을 찾아 강태선 애국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 지사는 제주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독립유공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81주년 광복절인 15일 서귀포시 성산읍 자택을 찾아 강태선 애국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 지사는 제주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독립유공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독립유공자인 강태선 애국지사(102)가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나라를 위해 나선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고국과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국가와 지역사회가 각별히 살펴달라는 당부도 남겼다.

1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전날 오후 서귀포시 성산읍 강 지사의 자택을 찾아 위문품을 전달하고 독립을 위해 헌신한 공훈에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1924년 제주에서 태어난 강 지사는 18세이던 1942년 일본 오사카에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일본의 패망과 조국 독립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동지를 규합하다 일제 경찰에 체포됐다.

일본 오사카재판소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강 지사는 1945년 광복과 함께 출옥했다. 정부는 공훈을 인정해 1982년 대통령표창에 이어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강 지사는 이날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삶을 각별히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독립운동에 나선 이들의 가족이 흩어져 타국에서 살아야 했고, 후손 가운데 우리말을 잊은 경우도 있다며 보훈이 유공자 개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

강 지사는 "나라를 위해 나선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뿌리를 잊지 않고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살펴 달라"고 말했다.

위 지사는 "선대의 헌신이 후손의 짐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며 "해외 후손들이 우리말을 배우고 뿌리를 이어가도록 돕고 보훈 가족이 자긍심을 갖도록 제주도가 함께하겠다"고 답했다.

강 지사의 항일정신을 길 위에서 기억하는 공간도 그의 고향 성산읍 시흥리에 마련됐다. 제주도는 이날 오후 시흥리문화체험센터와 제주올레 1코스 일원에서 '광복잇길' 기림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자생의료재단과 자생한방병원이 주관하는 행사에는 강 지사와 가족, 주민, 학생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광복잇길은 독립유공자와 지역의 자연, 미래세대를 걷기로 연결해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다. 강 지사의 고향이자 제주올레 1코스가 시작되는 시흥리에 기림비를 세우고 황근 기념식수와 함께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기림비에는 강 지사의 발자국과 '광복의 정신을, 걸음으로 잇습니다'라는 문구를 새겨 독립운동가의 발걸음을 미래세대가 이어간다는 뜻을 담았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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