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6억 이하 아파트가 있나"…청년 대출 문턱 낮췄지만 살 집은 없다
청년·신혼부부 소득요건 완화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6억 훌쩍 청년미래보금자리론 비아파트 대상에 "아파트 선호 외면" 비판도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8·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겨냥한 금융지원책을 대거 내놨다. 정책대출의 소득요건과 이용 문턱을 낮춰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청년들이 선호하는 주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늘었지만 '대출을 받아 살 수 있는 집'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소득요건을 충족하더라도 정책대출로 살 수 있는 아파트가 많지 않은 데다, 새로 도입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비아파트를 대상으로 해 청년층의 주거 선호와 정책 방향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 소득요건 완화했지만…서울 아파트값 평균 6억원 넘어
17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는 결혼 전에는 정책대출 소득 기준을 충족했으나 결혼 후 부부합산으로 제외되는 '결혼 페널티'를 해소하는 방안이 담겼다. 신혼부부 보금자리론은 부부 중 1인의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디딤돌·버팀목 대출도 부부 중 한 명이 각각 6000만원, 5000만원 이하의 소득기준을 충족하면 대출을 허용한다.
하지만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버팀목 대출의 주택가격 기준은 최대 6억원 이하로, 서울에서 이를 충족하는 아파트를 찾기는 쉽지 않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 금액은 9억9207만원이다. 상대적으로 거래 금액이 낮은 강북구도 7억4242만원, 노원구도 6억8469만원으로 6억원을 웃돌았다.
결국 서울 청년·신혼부부가 정책대출로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예비 신혼부부인 30대 A씨는 "서울에 6억원 이하 집이 빌라 말고 어디 있느냐"며 "누구를 위한 대출인지 모르겠다. 서울에는 살지 말라는 건가"라고 토로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청년층이 제기하는 불만은 충분히 할 만한 얘기"라며 "대출을 받지 않고서는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장기·저리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아파트는 안 되나"…비아파트 대출에 청년층 의문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만 39세 이하 청년이 생애 최초로 4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정책 모기지다. 연 소득 70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LTV를 최대 80%까지 적용한다.
문제는 청년층이 생애 최초 주택으로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청년 가구주의 79.7%가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아파트를 선호했다. 반면 청년 가구의 비아파트 자가 비율은 4.5%에 그쳤다.
결혼을 고민 중인 30대 B씨는 "비아파트 중심으로 대출을 완화하는 것은 주거 안정을 원하는 청년층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비아파트를 징검다리 용도로 활용하게 하려던 목적이었다면 전월세 대책을 내놓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같은 주요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부담할 수 있는 금액대의 주택이라면 결국 비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기에 발표된 내용 자체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면서도 "비아파트라고 보금자리론의 대상 주택을 명시했다는 것은 논란의 단초가 된다"고 짚었다.
이어 "만약 관계당국이 추후에 아파트로 적용범위를 확대한다면 자연스럽게 대출 규모가 이슈가 될 것"이라며 "기존의 수요 억제 정책 기조를 유지한 상황에서는 명확한 대안이나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