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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총수들, AI 에이전트 만들고 코딩까지 배운다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재계 '톱다운' 방식 AX 주목
삼성·SK·현대·LG 임원들 교육
이재용 "남이 만든 AI라도 써라"
최태원 'AI 에이전트' 도입 강조
정의선, 직접 바이브코딩 배우고
구광모, 임원 인사 역량평가 반영

4대그룹 총수들, AI 에이전트 만들고 코딩까지 배운다

"AI 과제 제출 못하면 숙소 입소 불가입니다."(삼성 인력개발원)

삼성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관계사 임원 2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의 인공지능(AI) 합숙 교육을 최근 마무리했다. 삼성을 필두로 최근 4대 그룹 임원들 사이에선 AX 전환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4대 그룹 총수들이 전면에 서서, "AI를 통해 일 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조직 수장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서면서, 일제히 '톱다운 방식'의 AX 전환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과 LG그룹은 연말 임원 인사 때, AX 이행 여부를 평가에 반영시킬 계획이다.

■"임원부터 AI 문해력 갖춰라"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인력개발원은 2박 3일간 진행된 임원 AI 합숙 교육 기간, 차수별 1등을 선발하거나, AI 과제를 제출할 때까지 숙소 입소 불가 방침을 거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엄격한 분위기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의 한 임원은 "이번 연수를 통해 앞으로는 AI를 못 쓰면 절대 안 된다는 점을 회사가 확실히 주지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임원은 "연수원 교육을 마치게 되면 각자 AI 에이전트 한두 개씩 들고 나오게 된다"며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있는데 꽤 유용하다"고 전했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삼성은 직원들에게 "AI 활용을 통한 업무 효율화 방안을 찾아오라"며 '바텀업 방식'으로 AI 전환을 추진했으나, 올해 상반기부터는 사장과 임원들이 직접 총대를 매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조직 리더들의 'AI 문해력' 확보가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DX(디바이스 경험)부문의 경우 지난해 말 신설한 AX팀을 최근 'AX/PI센터'로 격상시켰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은 딥러닝과 데이터 엔지니어링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연초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도 쓰라"며 강도높게 질책하면서, 기류가 달라졌다는 전언이다.

현재, 4대 그룹 중 삼성과 LG는 올해 임원 인사 때 AX 역량 평가 비중을 강화할 계획이다. LG그룹은 올들어 두 차례, 합숙과 연수원 통원 교육을 실시했으며 하반기에도 재교육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AX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최고경영자(CEO)와 사업책임자가 직접 방향을 잡고 이끌어야 할 과제"라고 주문했다. LG그룹 한 임원은 "매일 아침마다 AI가 만든 보고서를 메일로 받아보고 있다"며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회장들이 직접 AI 에이전트 만들어

총수들의 AI 실력 역시 관심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직접 바이브코딩(자연어로 요구사항 입력)교육을 받았다. 정 회장은 'AI를 가장 잘 쓰는 제조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재계 'AX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수차례 '1인 1에이전트' 도입 필요성을 언급하며, 자신도 여러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경영진 및 구성원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AI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직접 AI 에이전트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SK그룹은 격주 토요일 임원 교육 때 수시로 AI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AI가 발전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교육 과정이 업데이트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의 사장급 인사는 "유료 버전 AI를 여러 개 사용 중"이라며 "똑똑한 직원을 여럿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경우, 아직까지는 임원 인사에 AX 평가를 포함시킨다는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결국 AX를 통한 업무 효율화 여부가 평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email protected]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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