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만 하면 오른다고?"...데이터센터 투자 공식 바뀐다
캡레이트는 이미 글로벌 수준
임대 시세는 오르지만 계약시 초기 인상률 낮아
"향후 승부처는 가격 상승 기대 아닌 NOI 성장성"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인프라 열풍 속에서 '부르는 게 값'이라던 수도권 데이터센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자산가격 상승 기대는 최고조에 달했지만 정작 투자자가 손에 쥐는 실질 수익을 따지는 셈법은 달라지고 있다.
20일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88%가 앞으로 데이터센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상업용 부동산 자산군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 기대치다.
임대료도 오름세다. 수도권 임대료는 2019년 킬로와트(kW)당 14만원에서 2025년 25만원으로 6년 만에 78.6% 올랐다. 2024∼2025년 공급된 자산의 선임차 비중은 99%를 웃돌며 사실상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열기가 곧바로 고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가 기관급 투자 자산으로 빠르게 편입되면서 과거의 '사두면 오르는' 투자 공식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진단한다.
가장 큰 이유는 캡레이트(자본환원율) 압축의 한계다. 캡레이트는 임대수익에서 운영비용을 뺀 순영업소득(NOI)을 부동산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현재 가격 대비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현재 수도권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캡레이트는 5.3%∼6.5% 수준이다. 싱가포르(5.3%∼6.3%)나 시드니(5.0%∼6.3%) 등 아시아태평양 주요 시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추가적인 캡레이트 하락, 즉 가격 상승을 통한 매각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선 셈이다.
임대료 급등이 NOI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국내 시장의 구조적 한계도 셈법이 복잡해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3∼7년 내 매각(엑시트)을 전제로 한 프로젝트 펀드 중심이다. 이 과정에서 대주단이 요구하는 장기 임차 관행 탓에 초기 임대료 인상률이 연 2% 수준의 고정값으로 묶이는 경우가 많았다. 임대 시세가 가파르게 올라도 개별 자산의 NOI에는 곧바로 반영되지 않는 시차가 발생해왔다.
이런 배경에서 업계는 단순히 '얼마에 사서 얼마에 팔 것인가'가 아니라 △임대차 기간 △재계약 시점 △엑시트 시점 등 현금흐름 설계 변수가 투자 성과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CBRE코리아 최수혜 리서치 총괄 상무는 "시장 임대료 상승분을 계약 조건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녹여내느냐가 우량 자산을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현 캐피털마켓 총괄 부사장도 "매입 가격뿐 아니라 순영업소득의 성장 경로와 엑시트 시점까지 고려해 임대차 구조를 설계한 자산이 투자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mail protected] 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