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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들 유조선 사재기…이란 공격 맞서는 '원유 수송 특공대' 구축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UAE 등 앞다퉈 사들이자 신규·중고 가릴 것 없이 가격 급등

호르무즈 해협.AP뉴시스
호르무즈 해협.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산유국들이 경제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인 원유 수출을 이어가기 위해 직접 대규모 유조선 선단을 꾸려 나가자 유조선값이 크게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걸프 산유국들이 이란의 공격 속에서도 페르시아만 바깥으로 원유를 실어 나르는 방안을 모색함에 따라 유조선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최근 유조선 가격은 10여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다.

해운 중개 업체 브레마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초대형 유조선(VLCC)은 신규 선박과 중고 선박 모두 척당 가격이 1억3000만달러(약 1813억원)를 넘었다.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FT는 "화물을 밖으로 내보내고자 하는 산유국들이 이 같은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걸프 산유국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자체 유조선 선단을 꾸리려는 이유는 미국과 이란의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운항이 극도로 위험해져 자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어서다.

유조선을 대거 확보해 모험을 감수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원유 수출을 시도 중인 국가는 UAE다. 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는 페르시아만 안쪽에서 원유를 실어 호르무즈 해협 바깥 지역으로 실어 날라주는 '셔틀 유조선' 체계를 구축했다. 페르시아만에 들어오길 꺼리는 유조선들을 대신해 가장 위험한 호르무즈 해협 구간에서만 화물을 책임지고 넘겨주는 일종의 '특공대' 선단을 구축해 운용 중인 셈이다.

ADNOC은 이달에만 초대형 유조선 6척과 대형 LNG선 5척을 13억달러(약 1조8118억원)에 인수했다. FT는 "ADNOC가 거의 매일 같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공격을 받고 있지만, 자체 보유 유조선들을 확보한 덕분에 원유 수출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공격으로 일부 유조선의 운항이 불가능해져도, 새로 선박을 계속 사서 다시 투입시키는 '물량전'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보텍사에 따르면, 최근 29척의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전체 운항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을 피해 홍해로 이어지는 동서 송유관 가동을 확대해온 사우디아라비아도 셔틀 유조선 체계 구축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됐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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