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방배에 '1조원+α'... 시중銀 집단대출 확대
분양가 60% 한도 산정 '불만'
"감독업무 시행세칙 어긋나"
입주예정자 집단행동 나서
5대 시중은행들이 다음달 입주를 앞둔 서울의 대형단지인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한도를 대폭 확대해 1조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8·13 부동산대책에서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집단대출을 확대한 것이다. 이에 입주단지 차주들이 선착순으로 대출을 받아야 했던 '오픈런' 현상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디에이치방배에 배정한 잔금대출 한도를 1000억원에서 3500억으로 2500억원 증액했다. KB국민은행도 디에이치방배에 배정한 잔금대출 한도를 3000억원으로 늘렸다. 신한은행도 1500억원으로 잔금대출을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당초 5대 시중은행이 설정한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 공급 규모는 각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이다. 시중은행 3곳이 이날 한도를 확대하면서 5대 은행의 잔금대출 총 한도는 1조원까지 증가했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까지 한도를 늘리면 1조 원 이상으로 한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의 태도가 바뀐 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변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8·13 대책에서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이는 한편,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은 별도 관리하기로 했다. 집단대출을 적극 공급하더라도 이를 개별 금융사의 총량 관리와 분리해 보겠다는 것이다. 지난 19일 주요 금융사들과의 회의에서도 당국은 적극적인 집단대출 공급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입장에서는 집단대출을 늘리는 데 따른 총량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집단대출을 총량에서 별도로 관리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이 덜해지는 것은 맞다"며 "그만큼 실수요자에게 대출을 공급할 수 있는 여력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집단대출 취급 여력이 생기면서 고객 유치 경쟁도 다시 시작됐다. 국민·신한은행은 잔금대출 금리를 0.1%p 인하했다. 일부 다른 은행도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대출 접수에 숨통이 트이면서 입주예정자들의 관심은 이제 '얼마나 빌릴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불만은 은행들이 분양가를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산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에이치방배 잔금대출에 참여하는 주요 은행들은 분양가의 60%를 기준으로 한도를 산정하고 있다.
담보가치 산정에 불만을 품은 이들은 집단행동에도 나서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감정가가 아닌 최초 분양가를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건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내용의 집단서명서를 은행에 내용증명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관련 민원에 시달리는 가운데 개별 공급 여력이 확대되면 차주당 대출 가능액도 늘어날지 주목된다. 디에이치방배와 같은 사업장은 집단대출 취급 유인이 큰 편이다. 담보가치가 상대적으로 확실하고 차주의 상환능력도 높은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연체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별 수정된 총량 목표와 구체적인 적용 방식 등 세부 가이드가 아직 내려오지 않은 만큼 실제 공급 여력을 계산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