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회원권도 '자동결제' 꼼수…이용도 안 했는데 '환불 불가' [소비의 정석]
fn·한국소비자원 공동기획
자동결제 헬스장 구독권, 미사용에도 환불 거절
소비자원, '환급 불가' 약관 부당…잔여기간 환불해야
헬스장, 이용료·위약금 제외한 4만5000원 환급
[파이낸셜뉴스] #. "이번 달은 아직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환불이 안 된다고요?"
직장인 A씨는 지난해 1월 동네 B헬스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개월 회원권을 구독하고 6만6000원을 결제했다. 한 달만 운동해본 뒤 재등록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별도의 해지 신청을 하지 않자 다음달 초 같은 금액이 자동으로 다시 결제됐다.
개인 사정으로 더 이상 헬스장을 이용하기 어려워진 A씨는 곧바로 업체에 구독 해지와 2월 이용료 환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헬스장은 "자동결제가 완료된 이상 환불은 어렵다"며 "사전에 중단하지 않는 이상 이미 결제된 금액은 돌려줄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이용하기도 전인데 이 같은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했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일상 소비생활에서도 구독형 결제가 확산하면서 관련 소비자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자동결제가 완료됐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자가 중도해지 및 환급을 일방적으로 거절할 수 있는지였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35조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52조는 소비자의 청약철회나 계약해지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계약 내용을 두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속해서 서비스를 제공받고 대금을 지급하는 계약은 소비자가 중도에 해지할 수 있고, 이 경우 사업자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실제 이용료와 위약금 10%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은 B헬스장의 '구독상품 이용자는 환급이 불가하다'는 약관과 모바일 앱 구조가 소비자의 계약해지를 제한한다고 보고 개선을 권고했다. 업체는 이를 받아들여 해당 약관을 삭제하고, 계약해지 요청 시 이용료와 위약금 10%를 제외한 금액을 환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A씨는 4만5000원을 돌려받았다.
업체는 모바일 앱에도 소비자가 직접 구독을 중단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하고, 가격 인상 시에도 때도 푸시 알림 등을 통해 사전에 알리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구독형 상품을 결제할 때 자동결제 여부와 결제 주기, 해지·환급 조건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자동결제가 이뤄졌더라도 사업자에게 계약해지 의사가 전달된 이후 기간에 대한 이용료는 관련 법령에 따라 환급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용 의사가 없다면 즉시 해지 의사를 명확히 알리고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등 이를 입증할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