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초등학교 회계 업무를 총괄하던 교육행정실장이 학교 카드로 4년 넘게 개인물품을 사들이며 교비 216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개인적인 소비를 정상적인 학교 지출로 꾸미기 위해 지출결의서와 견적서까지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춘천지법에 따르면, 형사2단독 고범진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과 공전자기록 위작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초등학교 교육행정실장으로 근무하며 각종 회계 업무를 담당했던 A씨의 범행은 2021년 1월 시작됐다. 그는 학교 명의 카드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할 뜨개 용품 21만원어치를 구매했다.
이후 학교 카드를 개인적인 쇼핑에 사용하는 범행은 2025년 3월까지 이어졌다. 검찰 조사 결과 A씨가 학교 카드로 개인물품을 결제한 횟수는 모두 62차례에 달했고, 이렇게 빠져나간 교비는 총 2160만원으로 집계됐다.
A씨는 학교 예산으로 개인물품을 구입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회계서류에도 손을 댔다. 실제로는 자신이 사용할 물건을 구입하고도 학교 시설 관리에 필요한 소모품이나 공구 세트 등을 구매한 것처럼 지출결의서를 작성했다.
거래 내용을 정상적인 학교 예산 집행으로 보이게 만들기 위해 사실과 다른 견적서도 작성했다. 학교 카드 결제와 회계서류를 함께 맞추는 방식으로 개인적인 지출 내역을 학교 운영에 필요한 비용으로 꾸민 셈이다.
법원은 A씨가 장기간에 걸쳐 학교 예산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관련 회계자료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한 사정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고 부장판사는 A씨가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횡령한 피해금 2160만원을 모두 갚아 학교 측의 금전적 피해가 회복된 점 역시 형량을 정하는 데 반영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A씨에게 실형 대신 징역 6개월의 형을 선고하면서 그 집행을 1년간 유예했다. A씨에게는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