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권리 일자리' 부활 추진...서울시·시의회 중증장애인 일자리 협의 추진
시의회 조례안 내달 본회의 상정
일자리 활동 50%가 집회·캠페인
市 "불법행위에 세금 지원 불가"
서울시가 "불법 시위에 참여하는 데 예산을 줄 수 없다"며 3년 전에 없앴던 중증 장애인 대상 '권리중심(캠페인형) 일자리'를 다시 만드는 방안을 서울시의회에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행위 참여 일자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서울시의 분명한 입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양측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이 지난 10일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다음달 11일 본회의 가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조례안은 예산 범위 내에서 장애인 고용을 보장하는 법안에 중점을 뒀다. 기존 쟁점이 됐던 캠페인 일자리와 전담인력 권고 사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권리중심 일자리 조례는 'UN 장애인권리협약'을 홍보하고 협약에 명시된 장애인의 권리를 모니터링하거나, 인식개선 활동 등에 시비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당초 서울은 이미 지난 2020년 전국 최초로 '권리중심 맞춤형 공공일자리 사업'을 도입·시행했다. 2022년에는 45억5700만원을 들여 350여명의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줬다.
그러나 사업 시행 3년 만인 2023년 서울시는 공공일자리 사업이 시위·집회에 편중되면서 오히려 장애인 일자리 지원을 저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직무 실태조사 결과 2020~2023년 3년간 중증 장애인 공공 일자리 활동 1만7228건 가운데 과반인 50.4%(8691건)가 집회 참여나 캠페인 활동에 편중됐다는 점이 근거다. 또 장애인 편의시설 모니터링(17.2%), 문화예술 공연·연습(15.4%) 등 다른 활동을 일자리로 인정받은 사례는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후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일자리의 집회·시위 참여를 제한하고 직무 범위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개정했다. 2024년 예산에서는 관련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한 뒤 '특화일자리'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지난 5월 선거활동 기간 당시 장애인 단체의 기습시위에 맞서 '불법행위 참여 일자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오 시장은 "범법을 하는 데 장애인이 참석하는 것을 일자리로 보고 수당을 지급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며 "시민의 세금으로 범죄 행위를 조장하는 일자리를 지원하는 것은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 시는 장애 유형과 적성에 맞춰 일자리를 제공하는 '특화일자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예산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인 1200억원을 장애인 일자리 사업에 편성했다. 이 중 절반 수준인 600억원이 '공공일자리'에 투입되고, '특화일자리' 예산은 6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대비 일자리 수를 1.5배가량 늘리고, 최중증 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 일자리도 120개를 신설한다.
반면 장애인 단체는 '권리중심 일자리'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은소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권리중심 일자리는 흔히 생각하는 일정 수준의 노동조차 할 수 없는 분들에게 홍보, 모니터링 등의 활동을 일자리로 제공·인정하는 개념"이라며 "특화일자리가 이를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