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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제 고용의 시간

파이낸셜뉴스
김준혁 경제부
김준혁 경제부

고용 총량은 팽창하고 있지만 고용의 질이나 진입 여건은 녹록지 않다. '쉬었음' 청년 역시 여전히 35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고용 의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취업자 수, 고용보험 가입자 수 등 양적 지표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다만 단순노동이 즐비한 서비스업에 대한 쏠림, 청년고용은 줄고 중장년·고령 고용 비중이 느는 현상도 고착되고 있다. 인구구조를 감안해도 불안한 지표다. '고용정체 성장'까지 언급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 경제성장률을 2.5%에서 3.2%로 상향 조정할 때,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고용증가율 전망치를 반토막(20만명대→10만명대) 냈다. 부가가치는 상당하지만 고용효과는 한정적인 반도체 편중 성장의 양면이다.

고용 여건이 병들고 있지만 여전히 고용보다는 노동이 더 각광받고 있다. "장관직을 걸겠다"던 산업재해 분야 역시 정부 1년차 단골메뉴였다.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노사관계 뇌관으로 떠오른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파업으로 촉발된 'n% 성과급' 논란과 초과이익 재분배 문제는 노사관계에 또 다른 불씨를 남겼고, 연내 입법을 추진 중인 일기본법·근로자추정제는 플랫폼 업계에 또 다른 쟁점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추후 과제인 야간근로 규제,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적용, 동일노동동일임금 모두 노동시장을 뒤흔들 '메가톤급' 이슈들이다. 이들 모두 고용위축 우려가 제기된 사안들이기도 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 안정성'과 '고용 유연성' 간 균형을 언급한 바 있으나 후자에 대한 논의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노동은 이미 노동시장 안에 들어와 있는 근로자·노무제공자의 권리에 관한 문제이지만 고용의 문제는 노동시장 안으로 진입할 기회조차 없는 이들의 문제다. '친기업이 친노동'이란 철학적 레토릭만으론 노동시장 밖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고용도 노동처럼 '먹고사는 문제'다. 근로기준·노사관계는 입법을 통해 그 규칙을 바꿀 수 있지만 고용은 법 개정만으로 양질의 고용이 증가한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이다.

이제는 고용의 시간으로 전환할 때다. 당장 세대갈등을 내포한 정년연장을 비롯해 청년고용, 지역고용·산업전환, 실업부조 및 고용보험·서비스 개편 등 중요한 문제들이 남아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취임 초부터 고용과 노동을 '뗄 수 없는 동전의 양면'에 비유해왔다. 이제는 그 말을 정책의지와 방향으로 보여줄 시점이다. 2년차엔 고용의 역할이 더 요구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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